█ ALBUM review
‘아이가뮤직 X 음악그룹 놀이터’의 창작국악앨범 [옛 그림 다섯 가락]
오늘의 작곡가들, 옛 그림을 만나다.
[옛 그림 다섯 가락]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부터 김환기의 달 항아리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전통적인 그림을 주제로 쓴 창작음악 다섯 편을 담은 앨범입니다. 꾸준히 그림을 주제로 음악 작업을 해왔던 ‘아이가뮤직’ 작곡가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적인 것’에 주목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모색한 결과가 이번 앨범에 담겨 있습니다.
또한, 2008년 KBS 국악대상 연주팀 부문을 수상한 베테랑 음악그룹 ‘놀이터’의 원숙하고도 열정적인 연주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아울러 앨범과 함께 작업한 영상들은 아이가뮤직, 서울퓨전뮤직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전통 음악의 어법과 옛 악기의 음색을 바탕으로 풀어낸 한국적인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거기에 젊은 작곡가들의 현대적인 감각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옛 그림 다섯 가락] 앨범이 당신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낯선 듯 친숙하고, 익숙한 듯 색다른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세요!
█ 아이가뮤직
'인디 클래식'을 모토로 한 ‘아이가뮤직’은 우리 시대의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창작음악, 특히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결성된 작곡가 그룹으로서, 2007년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노래] 공연 제작을 시작으로 이후 [그림이 있는 음악회] 시리즈 등을 제작하였으며, [아이가 뮤직박스 Vol. I], [노래의 날개 위에], [Piano on Canvas] 등 다수의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곡가 정보형을 주축으로 한 8명의 작곡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음악그룹 놀이터
2008년 KBS 국악대상 연주팀 부문을 수상한 ‘음악그룹 놀이터’는 KBS 국악관현악단 소속의 하가영(가야금), 전지현(대금/소금), 김혜진(타악), 황영자(해금)을 주축으로 결성된 그룹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독특한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으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양한 문화 속에 우리 음악의 장점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광고음악, 영화음악, 드라마 음악 OST, 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Track Review
1. 미인도 (정다정_곡, 신윤복 ‘미인도’_그림)
가야금_하가영, 대금_전지현, 해금_황영자, 피리_강승호, 타악_김혜진, 피아노_정재민
신윤복의 미인도는 조선 후기의 여인을 그린 것으로 당대의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초승달같이 가는 실눈썹과 단정하게 빗은 뽀얀 가리마, 윤기가 흐르는 탐스러운 칠흑의 트레머리, 풍성한 치마까지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음악으로 그리듯이 표현하였다. 또한 여성의 눈빛을 보면서 느낀 청초함과 약간의 슬픔까지 더해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음악이 끝나고 나면 마치 이 여인의 노래, 춤사위까지 보고 들은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되길 바래본다.
2. 일월오봉도 (이채희_곡, ‘일월오봉도’_그림)
가야금_하가영, 대금_전지현, 해금_황영자, 타악_김혜진, 피아노_정재민
우리나라 궁궐의 정전에 있는 그림으로 국왕의 즉위식, 연회 등의 공식행사를 할 때 왕이 앉는 어좌 뒤에 병풍을 두었는데 이 병풍에 그려진 그림이 ‘일월오봉도’이다. 하늘이 자연을 돌보듯이 국왕을 보호해 주기를 기원하는 뜻과
백성의 태평성대의 염원이 담겨 있으며 왕의 생전, 사후 모두 이 그림과 함께 했는데 왕의 초상화인 어진 뒤에 놓이는 그림이기도 하다. 현재는 1만 원권 지폐 세종대왕 뒤쪽에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일월오봉도’ 자체는 미완성된 그림으로 왕이 앉아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한다.
이 곡은 그림의 오채가 의미하는 것을 각각 다섯 파트로 담아 달, 해, 다섯 개의 봉우리, 소나무, 물을 배치하고
마지막 여섯 번째 파트에서는 국왕의 모습을 그리며 마무리하였다. 전체적 화성은 좌우대칭구조를 갖고 있는 그림과 맥을 같이 하며 느리게 intro없이 ‘달’을 시작하여 조금씩 빠르게 진행, 마지막 ‘왕’의 중후함을 중중모리장단으로 힘 있게 끝을 맺는다.
3. 꽃과 나비 (민유리_곡, 남계우 ‘꽃과 나비’_그림)
가야금_하가영, 대금_전지현, 타악_김혜진
조선 후기의 화가 남계우의 나비 그림은 굉장히 많은 작품이 있다. 그 표현이 섬세하고 사실적이어서, 마치 그림에서 꽃향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꽃 주변으로 모여드는 나비의 종류와 색도 각자 다 다르다. 나비가 꽃에 앉았을 때 미세하게 흔들리는 꽃의 모습, 꽃에 앉아 쉬거나 그 향기를 따라 꽃으로 다가오는 나비의 모습 등을 음악으로 풀어내었다.
4. 달과 꿈 (송기영_곡, 김환기 ‘달과 꿈’_그림)
해금_황영자, 피아노_정재민, 구음_고상미, 신디사이저_송기영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봄날의 정원, 달빛, 고요
그리고 당신을 생각하는 일
세상에 없는 것들을 꿈꾸는 일
언젠가 쓰게 될 소설을
또 오래된 멜로드라마를
작은 새들의 날갯짓이나
아주 가느다랗게 내쉰 한숨까지도
결코 잊지 않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그것은 음악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5. 꽃시절은 꿈결인 듯 (정보형_곡, 안견 ‘몽유도원도’_그림)
가야금_하가영, 대금_전지현, 해금_황영자, 피리_강승호, 타악_김혜진, 피아노_정재민
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설핏 잠이 들고 대금은 아련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악기가 살을 붙여가며 본격적인 굿거리장단의 합주로 이어질 무렵 설핏 잠은 이내 단잠으로 바뀌고.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기암절벽과 안개 자욱한 언덕 어디엔가 서있다.
자진모리의 ‘이어도 사나’ 원가락이 오롯이 나오면 복사꽃 향기는 멀미가 날 정도로 짙어진다. 3.3.2 장단의 급박하고도 애절한 소리들이 합을 이루어갈 때 지친 과거와 현실이 씻겨나가고, 끝없는 도원이 펼쳐진다.
█ Albu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