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ost everything in life cannot be predicted.
아직도 기억난다,
유치원 동요 발표회 날.
친구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창피해서 나 오늘 유치원 안 갈 거라고 울면서 문고리를 잡고 매달렸던 철없던 때.
그때의 엄마는 나보다 힘이 셌고, 차 문고리에까지 매달렸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유치원에 도착했다, 그날 나는 엄마랑 같이 단상에 올라가는 조건으로 노래를 불렀다.
(생각해보면 그게 더 창피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부끄럼 많던 애가 몇 년 지났다고 노랠 한다고 난리니 인생의 아이러니.
엄마는 아직도 그게 재밌다고 얘기하곤 한다.
이십여 년에 거쳐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인생은 거의 대부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방 안에서 탄생한 마커스 웨이의 세계
시대의 변화로 커다란 자본이 없이도 본인들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선보이는 이들이 늘어났으니, 지금 소개할 마커스 웨이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전 앨범 ‘Marcus Way Presents’에 이어 이번 ‘Almost Everything’에서도 작사, 작편곡과 연주, 믹싱까지 하며 본인만의 색깔을 더욱 확고히 하였는데, 저번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힙합과 재즈의 영향에서 갇혀있지 않고 이번엔 모던 록과 포크, 드림팝 등까지 흡수하여 더욱 재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DIY 스피릿과 수록곡들로 보건대 침실에서 혼자 만든 음악, 소위 베드룸 팝이라 불리우는 장르에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른한 인상을 주는 ‘Jenny I’m In Love’와 ’스틸 드라우닝’ 같은 밴드 사운드 넘버와 몽롱하지만 팝적인 요소가 강한 ‘쏘-리’, ‘Think I Want You Anyway’, ‘How Amazing You Areee’ 등이 적절하게 섞인 초반부와 재즈와 베드룸 팝의 영향이 느껴지는 ‘Now I Know’, R&B 느낌이 물씬 나는 ’To My Lover’가 있는 후반부를 듣다보면 그가 뮤지션으로서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다. 또 그가 이번 앨범을 정규앨범이나 EP의 구분을 하고 싶지 않고 ‘데모’라고 불러달라 한 만큼, 그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음악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같이 예상치 못한 현상들로 새로운 타인을 알게 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요즘, 자신의 방문을 활짝 열어재낀 뮤지션 마커스 웨이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음악평론가 jungmanbok 정만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