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되 숭고한 풀꽃내음을 담다
이인세 [여린 풀꽃 한 송이]
이인세의 신곡 ‘여린 풀꽃 한 송이’의 화자는 작고 여린 풀꽃 한 송이에 연민을 느끼고 있다. 굳세고 화려한 꽃들 사이에 피어있는 여린 풀꽃은 힘없고 초라해 보이지만 은은한 풀꽃 내음만큼은 잃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풀꽃은 단지 여리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그 여린 모습 안에 결코 시들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가 된다. 화려함보다는 은은한 소박함에 더 마음이 기울여지는 것이다. 그것을 발견한 이후로 화자가 풀꽃에게 보내는 눈길은 단순한 연민을 넘어 생명의 숭고함에 대한 존경심으로 탈바꿈한다.
이 노래는 노래 속에 등장하는 여린 풀꽃을 닮았다. 여리고 섬세한 이인세의 보컬이 그러하고,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단출한 편곡이 그러하다. 트렌디하고 세련된 신보들 사이에 이 어쿠스틱 넘버 한 곡은 여린 풀꽃처럼 위태로워 보일 수 있지만 여리지만 존재감 뚜렷한 보컬과, 소박해 보이지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다채로운 편곡은 여린 풀꽃이 끝내 지켜온 은은한 향기를 온전히 담아내어 새로운 숭고미를 자아낸다.
노랫말 속 여린 풀꽃의 존재는 화자가 건네는 눈길로 완성된다. 이 노래 역시 어느 순간 우연히 리스너들의 귀에 닿으며 그 존재를 완성해낼 것이다. 은은하지만 숭고한 향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강백수 (시인, 싱어송라이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