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철 가단 1주년 기념 실황앨범
심방곡(心方曲)
가야금 산조의 명인 심상건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무슨 맛으로 평생 산조만 타십니까?”
이에 선생께서는 잠자코 생각에 잠기다가 지극히 짧게 대답하셨다.
“그야 죄고 푸는 맛이죠.”
심방곡은 시나위의 옛 이름이다.
‘마음 가는데로 연주하는 곡’ 그것이 심방곡의 본질일 것이다.
하지만 무대화된 현대사회에서 마음 가는 데로 연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현재 시나위는 정형화 되었고 박제된 ‘사진소리’ 화 되었다.
서의철 가단은 그러한 틀을 깨고자 기본적인 틀은 가져가되 가단만의 색을 입히고자 한다.
현재까지 심방곡은 10차례 이상 바뀌었다. 공연 하는 당일에도 바뀐다.
다른 음악가들이 보면 놀랄 일이지만 가단의 식구들은 이제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
서의철 가단이 추구하는 음악은 그렇다.
‘죄고 푸는 맛’을 찾기 위해 정말 다양한 음악을 듣고 대입해본다.
기존의 굳혀진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쌓아본다.
변하는 음악. 정통(正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전통(傳統)의 음악.
언제까지나 미완성의 곡들일 것이다. 서의철 가단이 활동하는 한에는 여건이 된다면 끊임없이 같은 제목의 곡을 발매할 것이다. 20대, 30대, 40대. 년마다, 월마다 아니 일마다 바뀌는 우리의 음악들은 차곡차곡 쌓여 후세에 이정표가 될 것이고, 아득한 눈밭을 한 걸음씩 헤쳐나가는 발자국으로 기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0년 7월 21일 서의철 가단 ‘옷장 속의 이야기’ 실황 연주
2020년 7월 21일 우리의 심방곡은 세마치-굿거리-자진모리-동살풀이-휘모리로 구성되어 있다. 대체적인 선율이 계면조로 흘러가는 시나위를 바꿔보고자 중간중간 평조와 경제로 된 다양한 가락들을 삽입하였다. 솔로부분도 악기와 연주자의 특성에 맞게 배치하였으며 우리는 이 음악을 연주하며 행복했었고 지금도 행복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