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했다. 록과 발라드, 재즈와 힙합 등이 상륙하고 유행했다. 그 중 이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은 댄스 음악이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음악계는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겪었고, 댄스 음악은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잡았다.
90년대의 댄스 음악 사운드를 주도한 사람들은 나이트클럽 디제이였다. 그들이 음악을 만들고 음반을 제작하면서 젊은이들은 클럽에서 팝이 아닌 가요에 맞춰 춤을 출 수 있었다. 음반이 나오기 전, 방송국보다 먼저 클럽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히트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그 때 시장의 관행이었다. 디제이는 사운드의 혁신자였고 클럽은 댄스 음악 시장의 첨병이었다. 줄리아나, 월팝, 유니콘 같은 클럽에서 90년대 댄스 음악이 배양됐고 숙성됐다.
1월 3일 첫 방송이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 3회는 우리가 몰랐던 1990년대 나이트 클럽과 그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DJ들을 조명한다. 단순히 DJ에 머물지 않고 가수와 제작자, 매니저로 나서며 한국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꿔놓은 이들의 숨어있던 이야기와 그들이 만들고 부른 노래를 기록한다.
[곡소개]
박미경-이유같지 않은 이유
(작사 김창환 / 작곡 천성일 / 편곡 유두영 정지찬 TMC / Chorus 김미은 이민수 / Sound Design Mad Soul Child / Programming 14o2 정지찬 / Editing 정무경 nozy / Mixing TMC / Mastering TMC)
김창환은 강남의 ‘월드 팝스’를 대표하는 디제이였으며 신승훈, 김건모, 클론, 노이즈, 박미경을 발굴한 프로듀서이자 제작자였다. 단순히 재능있는 가수를 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가수에게 최적화된 노래와 사운드를 선물하며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냈다. 그 결과 1990년대의 가요계에는 ‘김창환 사단’이 생겨났다. 김창환 사단을 대표하는 디바, 박미경도 그의 손에 의해 파워풀한 가창력을 과시하는 댄스 히로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은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에서 다시 부르는 박미경의 전혀 녹슬지 않은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다. 왜 세상이 그녀의 등장에 뒤집어졌는지, 환기할 수 있다.
Dj DOC-여름이야기 (Sky Mix)
(작사 이승호 / 작곡 신피디 / 편곡 이하늘 / 디제잉 dj it)
‘나미와 붐붐’으로 가요계에 등장한 신철은 ‘철이와 미애’로 활동한 가수이기도 했으며 성공한 제작자이기도 했다. 멤버 모두를 디제이로 구성했던 Dj doc가 그의 대표작. ‘슈퍼맨의 비애’ ‘머피의 법칙’을 거쳐 1996년 ‘겨울 이야기’와 ‘미녀와 야수’가 담긴 3집으로 가요계에 안착한 그들은 그 해 여름 ‘여름 이야기’로 지금까지 사랑받는 바캉스 시즌송을 만들었다.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에서는 이 노래의 탄생 비화를 통해 디제이가 사운드를 만졌을 때 노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재미있게 알려준다.
김현정-그녀와의 이별
(작사 유유진 / 작곡 최규성 / 편곡 유두영 정지찬 TMC / Guitar holywood kid 정지찬 / Chorus 정미란 / Sound Design Mad Soul Child / Programming 14o2 정지찬 / Editing 정무경 nozy / Mixing TMC / Mastering TMC)
1990년대 나이트 클럽의 힘은 대단했다. 모든 댄스 가수가 신곡을 내면 방송국 보다 나이트 클럽을 찾아가서 틀어달라 요청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인기의 날개를 얻은 음악은 신곡뿐만 아니었다. 1997년 발매된 김현정의 1집은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1년 후, ‘그녀와의 이별’이 갑자기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요즘으로 치면 ‘역주행’을 시작한 것이다. 이 비결은 나이트클럽에 있었다. 디제이들이 이 노래를 틀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대중이 반응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안무가 홍영주도 김현정에게 맞는 댄스를 선사하며 인기에 도움을 줬다. 초고음역 보컬로 90년대 후반을 시원하게 달궜던 김현정이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를 다시 한번 뜨겁게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