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시오' [흔적]
약관을 이제 막 넘긴 5명의 신동 음악가들로 뭉쳐진 포스트 그런지 밴드 '당기시오'가 드디어 그들의 첫 EP 앨범을 발매한다. "Rope"에 이은 이번 두 번째 싱글 "흔적"은, 그 첫 EP를 더 기다리도록 만드는 에피타이저 같은 곡이다. 마이너 조, 슬로우의 템포의 록 발라드였던 "Rope"에 이어, "흔적" 또한 비슷한 록발라드 형태를 취하고는 있지만, 메이저 조/미드 템포에 발라드의 서정성과 포스트 그런지의 강렬함을 동시에 곡으로서 이들의 음악적 발전상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고 있다.
라이브에선 잘 듣기 힘든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로 시작해서 미드템포의 그루브한 리듬, 앞서 언급했듯 서정적이면서도 포스트 그런지 특유의 강렬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사운드와 한층 진일보한 작/편곡, 이별했지만 이별은 또한 기다림임을 독백체로 표현해낸 놀랍도록 성숙한 가사로 무장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곡의 전체적인 형태 또한 도입부부터 솔로까지 상승구조를 택하여 점점 더 강렬하고 애절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나 솔로 이전 브릿지 파트는 개인적으로 이 곡의 백미라고 느껴지는데, 포스트 그런지에서 더 나아가 초기 그런지 문법에까지 충실한 리듬과 리프, 기타와 드럼의 불꽃 튀는 부딪힘과 호흡은 이들의 연주와 편곡능력이 이미 정점에 달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한국 뿐 아니라 이미 미국 본토에서도 포스트 그런지 장르를 제대로 연주하는 밴드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무섭도록 완벽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와 음악 세계를 들려주는 당기시오의 음악들은, 그래서 더 흥미롭고 가치 있다. - 대구밴드연합 '도반' 이사 필란
Composed by DANGGISIO (당기시오)
Arranged by DANGGISIO (당기시오)
Lyric by 석병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