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에 집단의 가치는 개인의 개성보다 더욱 커지게 되었다.
개인의 가치관과 목소리는 작아지고 뉴-노멀이라는 이름 아래 삶의 중심이 개인에서 집단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점점 개인의 목표 및 꿈의 발현보다 현실적인 안위와 생존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삶은 자본주의의 부조리 안에 있다.
라피나 앤 캐비의 이번 노래 우후가는 자그마한 저항이다. 신축년을 맞아 소를 만나는 노래라는 뜻의 우후가는
기존의 라피나 앤 캐비의 노래보다 더 칠링(Chillin')하고 그루브가 돋보이는 노래이다. 천천히 울려 퍼지는 드럼 위로
라피나의 보컬은 유려하고 리드미컬하게 편안하고 깊은 감성을 전달한다. 그를 뒷받침해주는 신디사이저는 여러 층으로
그의 목소리를 한껏 감싸고 있다.
캐비의 베이스와 목소리 역시 라피나와 신디사이저의 화성 사이와 드럼의 리듬 사이를 잘 메워준다.
우후가는 자칫 발칙할 수 있는 반항의 메시지를 편안하고 감성적으로 풀어 개인의 성장을 노래한다.
노래 가사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흐릿하고 선명해지는 피사체다. 이러한 세계에서 우리의 소원 역시 투명하게 보인다.
완전하지 않은 얼굴들과 실체가 없는 그림자놀이 등의 이미지는 지금 시대의 개인을 옥죄어오는 무언의 틀을 묘사하고
어느덧 우리의 꿈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냉소를 고대로 노래로 읊으면서 나의 길을 찾겠다고 끝내는 이 노래는 개인에게 희망을 전달한다.
다수의 새해 목표가 안온한 오늘이라고 말할 때, 라피나 앤 캐비는 더 나은 미래에 눈을 두고 있다.
작년 '안개꽃'과 'Canvas Girl'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이 듀오는 이번에도 신선하고 새로운 노래를 들고 나타났다.
'우후가'는 계속되는 펜데믹 사태에 지친 개인에게 위로와 작은 격려를 해줌과 동시에 감각적인 비디오아트와 앨범 커버를 이용해
그들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3월 12일에 발매되는 이 노래가 인디를 넘어 더 많은 곳으로 퍼져 더 많은 Wave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그들이 만들어낸 차분하고 그루브한 감성에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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