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비'의 음악은 거꾸로 흐른다!
'재비'의 음악은 대세의 흐름에 거슬러 거꾸로 흐르고 있다. 요즘 활동하고 있는 창작 국악팀들의 무대는 전자 사운드와 어쿠스틱 사운드가 혼재되어 있다. 전통악기에 드럼세트, 베이스기타가 없는 무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밴드악기와의 조화가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그러한 구성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보다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비'의 음악은 우리 악기와 장단, 선율을 무기로 우리문화를 세계에 녹여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며 대세의 흐름에 거슬러 거꾸로 올라가고 있다. 보다 쉽고 편한 구성을 스스로 피하고 우리 악기만을 가지고 무대를 꽉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어쩌면 미련스럽기도 한 '재비'의 음악은, 무분별한 전자사운드로 무장한 국악계에 '젊은 국악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당당히 제시하고 있다.
젊은 국악의 비전을 제시하는 국악그룹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Acoustic ensemble Jebi)'의 첫 미니앨범 [재비모리]가 2012년 10월 4일 발매됐다. 팀 이름 '재비'란 우리음악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전문 예술인을 지칭하는 순 우리말로서, 우리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꿈꾸는 11명의 남자 재비들로 이루어져 있다.
[재비모리]에 수록된 곡은 총 4곡으로 지난 2011년, 국내 최대 규모의 국악 창작곡 개발 프로젝트인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인 "재비모리"와 함께 '재비는 어디로 갔을까?', "금다래꿍", "괜찮아요" 등 재비의 음악을 엿볼 수 있는 대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미니앨범은 2009년 팀 결성 이후로 꾸준한 공연과 다양한 무대 경험들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비교적 산뜻하게 다가갈 수 있고, '재비'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을 선별하여 구성하였다.
첫 번째 곡 "재비는 어디로 갔을까?"는 판소리 '제비노정기'를 재해석하여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젊음의 끼와 발랄함을 보여주는 곡으로 피아노와 젬베, 쉐이커, 템버린 등과 소금, 장새납, 해금, 가야금 등의 전통악기가 번갈아 나타나고 어우러져 선율을 가지고 놀며 다양한 음색과 음악적 효과를 보여준다.
두 번째 곡 "괜찮아요"는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치유하는 감성적인 곡으로, 실연의 아픔으로 지치고 상처 입어 위태로운 그를 감싸 안고 위로하는 노랫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는 함께 할 수 없지만 더 이상 힘든 시간 보내지 않기를 바라며 사랑을 떠나 보내는 한 남자의 안타까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곡 "금다래꿍"은 서도민요 중의 하나인 "금다래꿍"을 주제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향피리를 중심으로 "금다래꿍" 특유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을 살려 표현한 곡이다. 향피리가 가지고 있는 당당함과 한편으로는 능청스럽고 개구진 느낌의 선율이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진다.
네 번째 곡 "재비모리(Title)"는 [재비]들이 함께 모여 순수한 열정을 공유하고 나아가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어낸 에너지 넘치는 곡으로, [재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음악에 대한 마음과 동기가 한결같이 순수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진정 놀 줄 아는 [재비]를 찾아 나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