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만든 앨범입니다. 후반 작업과 아트워크를 준비하다보니 2021년이 되었네요.
'J. doe'는 이름없는 시체를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사신사호’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가 본인을 희생해서 호랑이에게 먹이를 준 내용에서 나온 말인데, 이 이미지가 제 작업에 대한 고민을 설명하는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우리가 계속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답변이 존재하겠지만 저는 본인을 납득시킬 수 있는 이유를 명쾌하게 정할 수가 없습니다.
고민에 끝에는 허무만이 남지만 행위는 반복됩니다. 저는 그 과정을 제가 아는 가장 모호한 단어인 사랑으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호랑이가 남긴 상처투성이 가죽은 나의 시도의 흔적이자 사랑의 유산입니다.
그 가죽을 덮고 누워있는 이름 없는 시체의 얼굴이 낯설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