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월간 윤종신] Repair 3월호 ‘몬스터’
2021 [월간 윤종신] Repair 3월호 ‘몬스터’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닐 만큼 강렬했던 어떤 사랑을 ‘몬스터’에 비유한 곡이다. 2005년에 발표한 윤종신 10집 앨범 [Behind The Smile]에 수록된 곡으로 기존의 발라드 문법과는 다른 발상과 전개로 윤종신의 발라드 세계를 한뼘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윤종신적인 발라드’를 설명할 때 자주 손꼽히는 곡이기도 하다. 윤종신은 이 곡을 이야기하며 ‘명현현상(瞑眩現象)’을 언급한다.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중이기에 유독 강한 반응이 나타나는, 무척 아팠던 사랑의 끝자락에 찾아온 몸부림 같은 고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몬스터’는 그당시 제가 즐겨 보고 또 좋아했던 여러 오컬트 영화에서 이미지를 착안해 만든 곡이에요. 왜 오컬트 영화는 명확한 해답이 없잖아요. 액션 영화는 가시적인 빌런이 있고 그 빌런을 제거하면 말끔히 사건이 해결되는 반면에, 오컬트 영화는 안 보이는 존재와 싸우는 것이고 일단 끝이 난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끝난 게 아니고… 답답하고 찝찝하죠. 근데 저는 그게 지난 사랑에 대한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잊는 것도 떨쳐버리는 것도 잘 안 되는 그런 힘겨운 사랑이요. 그런 사랑은 끝나도 무슨 역병에 걸린 것처럼 오래 앓게 되잖아요. 그리고 그 근원에는 내 눈앞에는 이제 없지만 여전히 주변을 맴도는 것처럼 지독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대가 있는 거죠. 저는 그 상대를 ‘몬스터’에 비유한 거고요.”
윤종신은 ‘몬스터’를 리페어하면서 보다 실험적인 사운드를 원했다. 원곡 역시 발표 당시에는 실험적인 발라드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아티스트로서는 내심 처음 구상했던 이미지대로 더 가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발라드 앨범으로서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기였다. 따라서 이번 리페어는 가사 속 이야기를 발라드 특유의 서정성이나 낭만성에 가두지 않고자 했고, 편곡을 맡은 015B 정석원과 형식적인 파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이키델릭 장르를 근간으로 음을 왜곡하고 찢으면서 가사가 주는 이미지를 사운드로 표현해보고자 했다. 이제는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도 하거니와 대중 역시 보다 다양한 음악을 원한다는 판단 아래서 이루어진 실험이었다.
“[월간 윤종신] 덕분에 저는 점점 배포가 커지는 것 같아요. 태생적으로 과감한 사람은 아닌데 [월간 윤종신]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그렇게 변해간달까요. [월간 윤종신]은 1년의 큰 기획은 있으나 매달마다의 연결성은 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노래가 나와요. 어느 달은 흥행을 신경쓰지만 어느 달은 상업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도 하죠. 가느다란 붓으로 작디 작은 글자를 쓰는 공예 같은 곡도 있는 반면에 커다른 붓으로 힘차게 거침없이 휘두른 것 같은 곡도 있는 거죠. [월간 윤종신]은 앞뒤 재지 않고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자 만든 플랫폼이니까 저는 매달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올인하면 되고요. 저는 이렇게 변해가는 제가 마음에 듭니다.(웃음)”
[3월호 이야기]
‘너라는 명현현상’
미치도록 힘들거야
하지만
사라질 것이 사라지기 전에 한번 꿈틀 하는 것이니
너무 놀라거나 거기에 쓰러지면 안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