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은' [Hallucination]
최가은은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곡 분위기는 어둡고 묵직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화자는 관찰자는 불분명하다. 벌스에서는 관찰자처럼 등장한다. 그는 ‘허황된 곳’이나 ‘반찍 빛나는 곳’, ‘오래 머무르지마’ 등, 주의를 주는 식이다. ‘허황된 곳’이나 ‘반짝 빛나는 곳’은 일반적으로 물질이나 탐욕을 의미하는 만큼, 이를 경계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프리코러스와 브릿지의 화자는 1인칭으로 바뀐다. 프리코러스에서 화자는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확신을 되뇌고, 브릿지에서는 자신을 뒤돌아보며 불안감을 드러낸다. 화자의 위치는 계속 바뀌지만, 모든 개념은 시간이 흐르며 명확히 할루시네이션. 환영으로 향한다. 화자는 환영에게 구원을 바라지만, 도착지가 환영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베이스와 신시사이저는 단조로우면서도 필요할 때 존재감을 드러낸다. 훅에서 들리는 깨진 듯한 하이햇과 디스토션 걸린 베이스, 신시사이저는 위기감을 조성한다. 마찬가지로 안정감이 필요한 때에는 적당한 여백을 만들고, 훅으로 향할 땐 화자의 불안함과 긴장감에 걸맞은 소리로 채워진다. 가사 속 맥락을 듣는 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걸맞은 분위기로 최가은을 뒷받침해야 한다. 곡은 이 역할을 온전히 해낸다.
많은 이가 “Hallucination”으로 최가은이라는 음악가를 처음 알게 될 듯하다. 그는 리버(River)라는 가명으로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와 밴드캠프(Bandcamp)에 몇 곡을 공개했지만, 팔로워나 조회수가 많아지기 전 곡을 내렸다. 사실상 “Hallucination”이 첫 번째 곡인 셈이다. 그래서 최가은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음악칼럼니스트 심은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