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은' [너의 부재에 대하여]
최가은의 지난 싱글 "Hallucination"과 [너의 부재에 대하여]는 결이 어딘가 다르다. "Hallucination"의 최가은을 기억한다면 전체적으로 밝아진 분위기와 내용에 놀랄 수도 있겠다. "너의 부재에 대하여"와 "Thinking About You" 속 최가은은 모두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곡이 다루는 대상과 이를 그리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너의 부재에 대하여”는 ‘검은 머리’나 ‘하얀 피부’ 등, 특징을 묘사하며 대상이 인간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곡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부재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되며 이 곡의 그리움은 외로움을 노래하는 듯이 들린다.
반면 “Thinking About You”는 ‘사진 속’이라는 단어 외에는 심상을 떠올리기 어렵다. 사진 속 대상이 풍경이나 어떤 기억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상 “Thinking About You”의 심상 또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게 가장 어울릴 듯싶다.
[너의 부재에 대하여]는 “Hallucination”과 비교하면 훨씬 팝한 느낌이 강하다. 앞서 적었듯이 곡의 내용이 대중적이고, 프로듀서로 참여한 킴 케이트(Kim Kate)가 만든 비트 또한 그렇다. 다만, 킴 케이트는 곡 자체는 팝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곡 사이사이에 다른 대중음악과는 차별성을 두는 장치들을 넣어뒀다. 대표적으로 “너의 부재에 대하여”의 베이스라인을 꼽을 수 있다.
"Hallucination"과 [너의 부재에 대하여], 두 작품을 어떤 장르로 묶어 풀어내기에는 곡 안에 들어있는 장르적 요소가 너무나도 다양하다. 대신에 음반 아트워크가 주는 질감이나 곡에 사용된 악기들의 디자인 그리고 최가은이 노래하는 방식 등을 하나하나 짚어본다면, 최가은이라는 음악가의 색채를 조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너의 부재에 대하여]가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인 만큼, 이러한 짐작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가은이 기대할 만한 음악가란 사실은 분명하다. 그 기대가 충족될 만큼의 음악이 쌓인 후에는 최가은을 ‘어떤 음악가’라고 확실히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프리랜스 음악 에디터 심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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