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천천히 쌓아 올렸습니다.
‘늦은 저녁 숟가락에 올라가던 티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가운데 가끔 쇠숟가락이 입을 나설 때 이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입안에 흩어진 하얀 쌀밥이 열린 창문 틈으로 다시 기어들어 왔다. 적막한 방안을 꾸역꾸역 메웠다. 삼키고 또 삼켰다. 입술은 숟가락보다 무거워서 그 속을 쌀밥 대신 내가 들어가고 싶었다. 그날 밤 이불 속엔 저녁에 먹은 쌀밥처럼 표정 없는 얼굴이 누워있었다. 빛이 새어 나왔다. 소리 없는 화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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