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음악이 좋던 어린 소녀가 어엿한 숙녀의 옷을 입기까지
ㅡ 하루 하루가 쌓여 삶이 되고 한 자 한 자가 엮여 책이 되는 것처럼 음표 하나 하나에 저마다의 이야기와 자취를 담아내고 싶다는 '하은지'의 첫번째 정규 앨범, [비상]이다.
[Part1]은 몽환적인 선율로 이루어진 "Deep in the old forest"를 필두로 그 시작의 막을 연다. 하얀 도화지 위에 글을 수놓는 것처럼, 텅 빈 오선지 위에 물 흐르듯 그려낸 음악들로 총 4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사랑'과 '풍경'이라는 두가지의 주제를 특유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Scene]
주제 '풍경' 속에는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쓰여진 두 곡, "Deep in the old forest"와 "새벽 하늘을 달리다"가 수록되어 있다. "Deep in the old forest" 는 그림을 보고 감명을 받아 즉석에서 써내려간 곡이다. 새 한마리 없을 것 처럼 고요한 회빛의 숲 주위로 거대한 나무들이 우거져있고, 그 사이로 강물 한줄기가 졸졸졸 흐르던 어느 수채화 그림으로부터. 좁은 길목을 지나 시작된 숲은 웅장하고도 묘한 여운을 뒤로한 채 막을 내린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덧 가늠하지 못했던 결말에 도달해있다. "새벽 하늘을 달리다"는 그렇게 홀연히 시작된 어느 반짝임을 쫓아간 곡으로, 반복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선율 속에서 어스름 진 새벽 하늘을 달리는 누군가의 걸음을 느낄 수 있다.
[Love]
'사랑'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쓰여진 두 곡 "달빛 아래"와 "사랑하는 당신께"는 그 속에 저마다의 이야기와 비밀스런 속삭임을 간직하고 있다. "달빛 아래"는 흐르는 달빛 아래에 앉아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두 남녀의 모습을 잔잔하게 들려주고있다. '하은지'가 열일곱일 때 쓴 곡으로, 그 시절 생각하고 느꼈던 사랑에 대한 단상을 때 묻지 않은 소녀의 감성으로 따뜻하고 풋풋하게 담아내었다. 어느 이름 모를 여인이 바람 부는 백사장을 거니는 풍경으로부터 시작된 곡 "사랑하는 당신께"는, 누군가를 향한 고즈넉한 사랑과 깊은 마음을 읊조리듯 써내려간 곡이다. 하얀 편지지에 "사랑하는 당신께"라는 글귀를 수놓으며 조심스럽게 시작된 편지는 더이상 주체할 수 없어진 마음을 보다 강하게 드러내며 마무리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