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모에 (CIMOE)’가 [낭중지추]를 발매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을 일컫는 말로써 실력이 출중한 자는 스스로 두각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가진 고사성어이다.
“1 MC, 1 PRODUCER.”
빼어난 문장력과 탁월한 언어기술을 근간으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거대한 서사를 그려내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한 인간이 겪어온 생을 바탕으로 한 음악을 만든다는 신념 아래 유수의 프로듀서 진을 이끌고 발매한 지난 정규 1집 [CIMOESSAY]를 발표한 이래 쉼 없이 꾸준한 양질의 행보를 선보이고 있는 남다른 깊이감의 시적 감수성을 지닌 씨모에(CIMOE)가 본작인 “낭중지추”를 위해 단 한 명의 프로듀서를 모셔왔다. 과거 살롱 01 (SALON 01)과 오버클래스 (Overclass)의 일원으로 씬에서 가장 주목되어온 굵직한 이력의 베테랑 뮤지션 제이에이(JA). 노련하게 얹히는 거친 질감을 기반으로 깊고 묵직한 소리를 주조해내는 그가 본작 “낭중지추”의 전곡의 주조는 물론 믹싱과 마스터링의 전공정을 도맡아 본작의 모든 소리 들을 총괄하여 주관하며 공헌했다.
“모셔온 송곳들이라 함은”
참여진으로는 정상급 프로듀서 제이에이 (JA) 와 더불어 한국 힙합의 최전선이자 마지노선. 씬의 역사를 거론 할 때 가장 첫 줄에 나열되어야 할 전설적 인물인 가리온의 엠씨 메타 (MC META)와 한국어 랩의 가치를 한 수준 더 격상시킨 장본인이자 자신만의 운율 체계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증명한 장인이자 연구자인 피타입 (P-TYPE)을 더불어 탄탄한 철학적 지성을 근간으로 참여 곡마다 설득력과 주제의 가치를 드높이며 문학적인 모습을 잃지 않아 온 한국 하드코어 힙합의 상징이자 대부 이그니토 (IGNITO), 씨모에 (CIMOE)의 정규 1집 [CIMOESSAY]에서 이미 합을 맞춘 바 있는 디제이 트릭스터 (DJ TRICKSTER) 역시 발군의 리릭 스크래치를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선굵은 랩의 불리다바스타드 (Bully Da Ba$tard)가 참여해 본작의 완성도와 격을 더욱더 견고히 이루게끔 하였다. 낭중지추라는 주제에 관하여 이들의 이름만큼 날카롭게 벼려진 송곳들은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낭중지추는”
원류로의 회귀를 이루며 기교 없이 무심으로 걷는 한길에 대한 고집. 허세 없이 근본 있는 실력 하나로 가는 정공. 솔직하며 당당한 태도로 발 딛고 있는 세상의 최전선을 노래하며 작가적 연출력으로 날카롭게 고르고 벼린 날 선 송곳과도 같은 어휘들이 저마다의 빛깔을 뿜어내는 언어적 심미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씨모에(CIMOE)의 정수가 될 것이다. (소개 글, 이시담.)
일곡일담(一曲一談)
첫 번째 곡ㅣ낭중지추(囊中之錐)
“한 말이 많아도 한 말은 하나.
이제 그 미증유의 송곳을 꺼내 놓지.”
본작의 제목과 동명의 작품으로 낭중지추의 시작을 여는 곡입니다. 잘 짜여진 주제 의식 아래 동양적인 향취를 자아내는 곡의 분위기에 맞추어 현란하고 거침없는 흐름을 이루어내는 씨모에(CIMOE)의 래핑이 일품인 곡으로 해당 곡의 가삿말 처럼 “필력과 실력, 선택한 정공법. 변하고 싶지 않았기에 온당한 불변.” 이 문장을 이룬 자세야말로 작자가 택한 송곳의 옳은 쓰임새입니다. 부디 듣는 분들께도 잘 벼려진 이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길 바랍니다.
두 번째 곡ㅣ개벽(開闢) (Feat. IGNITO, Bully Da Ba$tard)
"바란 하늘 아니라면,
내 손으로 두 눈 가려 그늘에 남을게."
살아감에 목표한 각자의 천장에 닿고자 할 때 존재들은 수 없는 무형의 벽을 마주합니다. 끝내 원한 하늘 이고 살 수 없는 좌절된 개벽이라면, 자신의 손으로 원치 않는 세상 가려서라도 나의 한 세상 지키고 싶다는 결연한 자긍이 깃든 곡입니다.
세 번째 곡ㅣ불
“계속해서 겪게 되는 생의 고된 수난.
찬사로 확장되면 그때 세기는 거야, 업적.”
불을 연상해보자면, 모든 것들을 맹렬히 태울 것처럼 타오르기도, 때론 주위를 환히 비춰주며 따사롭게 감싸 안기도 합니다. 처한 지점에 굴하지 않고 가슴안에 품은 화기를 옳게 지켜내고자 지은 곡입니다. 특히 씨모에(Cimoe)의 정규 1집 [CIMOESSAY]에 수록된 “독백”의 가사인 “전부를 걸었다기엔 아직은 지켜 보이는 게 많은걸.”에 대한 답문을 스스로 다시 건네는 부분은 해당 곡 안에서 꼭 들어야만 할 구간으로 회자될 것입니다.
네 번째 곡ㅣ만년설 (Feat. MC META of 가리온)
“불변의 만년설. 그 앞에 몸 성한 믿음이 없고,
존재는 찧겨지되 고독엔 상흔이 없네.”
오랜 시간 녹지 않고 굳게 쌓인 만년설을 닮은 냉담한 현실을 오롯한 자신의 의지로서 채빙하고자 하는 태도를 서두로 잡고 오랜 세월 이곳에 몸담고 계신 전설을 모시고 함께 그 지점을 노래했습니다. 생은 여전히 고립적이나 곡의 가삿말처럼 만년설은 봄의 그림자를 뜻하기도 하니까요.
다섯 번째 곡ㅣ진눈깨비
“무난하게 훼손되다 흙이 될까 봐.
죽음보다 인정이 늦게 올까 봐.”
불안정한 자신의 지대를 방황하며 오랜 기간 자아의 성찰을 거듭한 고뇌로 이룬 자전적 서사를 비와 눈이 뒤엉켜 내리는 기상 현상인 진눈깨비에 빗대어 담아낸 곡입니다. 황망함이 드리운 새벽, 단호한 풍경들을 등지며 진눈깨비가 쏟아졌습니다. 꿈이란 게 대체로 조롱 속에서 출발하기 마련이라 그랬을까? 절망하고 매달리고 손이 헐고 귀가 터질 때까지 쓰고 듣는 일에 많은 악착을 부려왔습니다. 지독함을 무릅쓴 처연함으로 생을 돌파함이란 가장 그 아름다움이 높고, 이치에 따라서 겨울이 가니 봄이 왔습니다. 이 사실은 희망의 근거이자 절망의 지점이기도 합니다. 겨우내 영혼의 머뭇거림에 말없이 맞아온 진눈깨비에 위독의 시간을 삭히며 맞이한 봄. 지난한 계절의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니, 맑게 흐르던 계곡은 텅 빈 기슭이 되고 가여운 소망들을 앗아간 맹랑한 한겨울도 막을 내렸습니다.
여섯 번째 곡ㅣ직역되는 문화(文化) (Feat. P-TYPE) (Scratch by DJ TRICKSTER)
“만녈필은 송곳 되어 이루리라, 이 직역 자체의 문화를.”
[문화, 文化] 글월 문에 될 화자를 쓴다. 직역하면 “글로 된다.” 피타입 (P-TYPE) 형님이 남긴 말씀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그래서 글로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주제로 삼아 직역된 의미의 문화에 관해 쓰고자 했습니다. 후렴에 배치된 불멸의 역작 [HEAVY BASS]에 수록된 명곡 “돈키호테”의 구절들과 [CIMOESSAY]에 수록된 “불가지론”의 구절들로 마치 서로가 선문답을 나누듯 서로의 구절들을 주고받는 장면은 또 다른 씨앗의 눈이 트는 것을 암시할 것입니다. 계승될 문화를 노래했습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Credit]
Executive Producer CIMOE
All Tracks Made by JA
Piano by JA
Keyboards by JA
Bass by JA
Drums by JA
All Mixed & Mastered by JA
Art direction NSH
Artwork by NSH, 포산(抱山) 이신우, 심재우
01. 낭중지추(囊中之錐)
Lyrics by 씨모에(CIMOE)
Produced by JA
Mixed & Mastered by JA
02. 개벽 (Feat. IGNITO, Bully Da Ba$tard)
Lyrics by 씨모에 (CIMOE), IGNITO, Bully Da Ba$tard
Produced by JA
Mixed & Mastered by JA
03. 불
Lyrics by 씨모에 (CIMOE)
Produced by JA
편곡 : JA
Mixed & Mastered by JA
04. 만년설 (Feat. MC META of 가리온)
Lyrics by 씨모에 (CIMOE), MC META
Produced by JA
편곡 : JA
Mixed & Mastered by JA
05. 진눈깨비
Lyrics by 씨모에 (CIMOE)
Produced by JA
편곡 : JA
Mixed & Mastered by JA
06. 직역되는 문화(文化) (Feat. P-TYPE) (Scratch by DJ TRICKSTER)
Lyrics by 씨모에 (CIMOE), P-TYPE
Scratch by DJ TRICKSTER
Produced by JA
Mixed & Mastered by J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