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월간 윤종신] Repair 5월호 ‘뒷모습’
2021 [월간 윤종신] Repair 5월호 ‘뒷모습’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짜 이별을 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별했지만 이별하지 못했던, 단념하고 체념하기까지 유독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의 마음을 노래에 담았다. 윤종신의 대표적인 이별 노래들이 그러하듯 이 곡 역시 이별의 한 순간이 포착-확대되어 세밀하고 정교한 장면으로 재탄생한다. 더는 붙잡을 수 없기에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상대방의 마지막 표정은 결국 뒷모습일 수밖에 없다. 2007년에 발매된 나윤권 2집 [後]의 타이틀곡이었던 ‘뒷모습’을 리페어한 곡으로 윤종신이 직접 가창했다.
“우리가 모두 제각기 다르다는 건 정말이지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늘 신기하게 다가와요. 특히 연인들이요. 그렇게 많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똑같은 걸 보고 똑같은 걸 듣고 똑같은 걸 경험했는데도 헤어질 때 보면 세상에 이렇게 나와 다른 사람이 있나 싶잖아요.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고요.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전부터 빠르고 효율적으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 이 사랑은 이런 거였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죠. 제가 쓴 발라드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늦게 깨닫는 사람들인 거 같아요. 상대방이 나한테 어떤 의미였는지, 내가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고 말했는지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요.”
윤종신은 나윤권이 부른 원곡과 이번에 자신이 직접 부른 리페어 곡을 비교하며 우리가 흔히 ‘체념’이라고 정의하는 감정이 사람에 따라서 어떻게 각기 다른 모양으로 해석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원곡이 이미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기에 나올 수 있는 ‘체념’이라면, 리페어는 아직 완전히 추스르지는 못했기에 거칠고 지쳐 있는 ‘체념’이기 때문이다. 원곡이 헤어짐이라는 결과 그 자체에 주목한다면 리페어는 헤어짐에 이르기까지의 들끓는 감정에 방점을 찍는데, 그는 이를 보다 극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흔들리고 지친 느낌의 보컬을 원했다.
“제가 부른 리페어 버전은 원곡과는 조금 다른 ‘체념’이에요. 이별의 결과보다는 과정이 조금 더 강조되는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도 화자가 ‘체념’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는지 느껴지길 바랐고, 지쳐서 모든 걸 내려놓는 느낌을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같은 멜로디에 같은 가사를 가진 노래도 가창자의 해석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날 수 있다는 걸, 퍼포밍 자체가 또 하나의 창작이라는 걸 함께 확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월호 이야기]
“뒷모습도 표정이다...어찌보면 앞모습 보다 더 솔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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