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그 권태로워진 단어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도
[권태], 이 미묘한 단어에 대한 뜨거운 담론이 노래 안에 펼쳐진다. 무려 세 아티스트의 콜라보로 태어난 권태의 가장 큰 특징은 방법론에 갇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태에 대한 언어적 담론을 란도의 무심한 듯 찍어 내리는 랩이 맡고 있다면, 그 대척점에서 쥬마루드는 권태기의 여인으로 완전한 메쏘드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코러스로 나오는 '멜로우슬립'과 '쥬마루드'의 보컬 또한 조화롭다.
문제의 3분부터 "권태(Full ver.)"의 백미가 펼쳐진다. '쥬마루드' 미정의 기타와 공간을 울리는 탭댄스 소리는 목소리에 머무르던 곡의 직선적 느낌을 공간을 압도하는 분위기로 폭발시킨다. 권태의 감정 자체를 그려내는 시간이다. 미정의 기타소리는 '한'을 그려내는 대체불가의 소리를 만든다. 이토록 권태에 대한 감정적으로 완벽한 접근이 있었을까? 약 1분 간의 연주가 끝나면 그 사이로 '쥬마루드'의 날카로운 보컬이 솟아오른다. 권태에 대한 감정과 목소리가 교차되는 지점은 권태의 가장 영화적인 부분이다. 마치 모든 문제적 인물이 모인 장면이다. 6분여의 담론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
[권태]는 컷버전보다는 풀버전으로 듣기를 권한다. 어떤 것에도 메이지 않고 그려내는 이 뜨거운 시도를 무시하기엔 청각적 쾌감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한 김정현의 과감한 시도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멜로우슬립'의 프로듀서 김정현의 말을 전하자면, 인디씬 루키들로 이루어진 콜라보는 시리즈로 계속 된다고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