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진감독과의 인연을 이어간 영화 [메소드]
[메소드]는 [집으로 가는 길] 이후 방은진 감독과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메소드]의 음악적 특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깊은 여백이 있는 음악]이 될 것이다. 음악적 패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미니멀 음악이다. 이 음악을 천천히 들어보면 음악적 요소가 조금씩 변화해 극적 몰입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조심스럽게 걷고 있지만 정성들여 걷고 있는, 품위있는 걸음걸이다. 음악을 듣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음악의 흐름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고, 영화가 변하는 지점을 잘 찾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음악이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만 따로 듣게 되면 그 변화를 느낄 수 있으며, 음악, 또는 영화음악으로서의 기능과 가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메소드]는 김준성의 제자들과 함께 한 공동 작업이다. 특히 [날 보러와요]와 [계춘할망]으로 데뷔한 김지애 음악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고, 이번에 나와 같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그 녀의 음악적 표현의 폭은 매우 넓다. 드라마, 코미디, 액션, 스릴러, 환타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그 녀 만의 음악적 특징을 언제나 명확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음을 맘껏 쓰는 것은 쉽다. 그러나 [메소드]처럼 음악적으로 절제된 가운데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음악성이 내적으로 충만해야 할 수 있는데, 김지애 음악감독은 너무나 훌륭하게 이 모든 것들을 해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영화음악가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씨네노트의 작곡가와의 작업은 언제나 즐겁다. 언제나 톡톡 튀는 상쾌함과 음악적 특별함이 특기인 조란 작곡가도 이번에 자신의 음악적 특색과 능력을 여과없이 보여주었고, [메소드]로 첫 번째 장편영화의 작곡으로 참여한 이수연의 열정도 좋다. 오승훈이 열정적으로 노래한 [너란 밤]이 좋았고, [Drive]의 리듬감도 좋았다. 가요 작곡가인 박규태, 이한울, 신형섭 등 재능있는 아티스트와의 만남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이들과의 앞으로의 또 다른 작업들이 기대된다. 이 모든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영화 [메소드]의 음악은 기존 상업영화와는 결을 달리하는 차별성이 있다. 그래서 방은진 감독의 [메소드]는 지금의 시점에서 특별하다.
- 김준성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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