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하는 영겁의 물결, ‘Say Bye Ok’의 [파도]
‘Say Bye Ok’는 ‘새벽’과 ‘이아직’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기존의 다소 강박적인 작업방식에서 벗어나 한결 가벼운 호흡으로 돌아온 두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시작되었다.
담담히 읊조리는 가사와 함께 시작된 멜로디는 몇 번의 부단한 반복을 거친 뒤, 후반부에 휘몰아치며 끝내 감정을 폭발시킨다. 끝난 걸 알면서도 붙잡고 있는 관계, 그리고 회피해온 것들로부터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의도처럼 곡 전체적으로 순환과 흐름에 대한 메타포가 부유한다.
윤회라는 삶의 굴레에서 헤엄은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일상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방향을 결정해야만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숨을 몰아쉬고 단지 떠 있는 것마저도 답이 될 수 없을 때, 우리에겐 잠수의 선택지가 남아있다. 수면 위를 거스를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엔 오직 가라앉는 것이 최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심해로의 세계엔 비를 피할 일이 없고 눈물을 흘릴 수도 없다. 단지 흐름뿐인 곳에서 편안한 박동을 되찾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호흡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공기와 물살은 당신을 부술 수 없다. 수영의 몸부림이 저항이 아닌, 심박과의 춤임을 잊지 않는다면. 수중에서의 리듬을 끝없이 되새긴다면. 더는 거듭되는 파란에 무력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잠식된 자만이 헤엄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소유할 수 없고, 내 모든 표면을 가로막는 파도 역시 나의 춤임을.
글/ 희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