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직' [춘곤 (SPRINGFVR)]
초봄은 그렇다. 포근함과 차가움이 등을 맞대는 계절. 발을 맞댄 땅과 머릴 맞댄 하늘에 공존하는 우리의 봄의 일과. 분홍 빛 섞인 잿빛 하늘의 풍경, 밤, 말 없이 마주보는, 안아주던 품.
유난히 작아 보였던 내가 부끄러운 탓 이었을까. 등을 맞댄 채로 노래를 짓던 그 날의 봄 밤. 매일의 자괴감에서 온 사소한 씨앗들은 이미 그 날부터 내가 사랑하는 소리들과 섞여들였나 보다.
제법 시간이 지난 여름의 중심. 나는 그 때의 여린 나를 포근히 감싸 안을 수 있는 따스한 요람을 이제서야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우리는 그 모든 아프거나 아름다운 순간들을 각자의 소리로 품에 얼려두는 행위를 일삼는 사진사. 음악은 나에게 아직까지 요람이다. 나와 너와 우리와 시간과 모두를 담는 요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