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을 떠나보내며
거리를 나서면 대낮 같이 떠도는 마음들을 잘 보내줘야 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우리 강아지들의 꼬리,
나의 친구가 잠들어 있는 바다의 부표
시간이 지나
자주 걷던 길에
어린 잎이 새로이 자라나는 것을 바라보며
내 기억 속 인연들을
늦지 않게 지키는 자리에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품기 시작했습니다.
앨범을 만드는 9개월 동안
자주 부끄러운 스스로의 모습을 마주해야 했지만
많은 분들의 곁을 나란히 걸어가며
앨범이 어딘가에서
계속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 기억만으로 오늘의 기록을 스스로 홀대하지 않고
감사함으로
무던히 뒤따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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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땅을 밟으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음과 가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는 그럴 때에 주저 않고
손에 한 번 쥐어보고 들여다 보며
마음에 품어보는 시간을 종종 가지곤 합니다.
생각지 못한 희망은 더 마음 속에
향기롭게 울려퍼지기 때문입니다.
찾아오는 어제와 내일을 모두 담은
작은 속삭임이
지금에 새로운 윤곽을 그리고
이 앨범이
저를 대신해 함께 거리의 악사 되어
그 소리들을 들으며
매일을 향해 인사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족한 여정 가운데 큰 격려가 되어주신
많은 분들께,
모든 시간 가운데 위로가 되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5월에
코듀로이, 김인화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