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짙어진 감성과 성숙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팝 듀오 헤일의 두 번째 EP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목 끝까지 차오르는 두려움을 삼키고 이제 겨우 한 마디 떼어보려 하지만,
떠오른 말은 공중에 부딪쳐 부서진다.
우린 때때로 말보다 노래로 하는 게 편하다.”
총 네 개의 트랙이 수록된 헤일의 두 번째 EP는 싱어송라이터를 넘어 프로듀서로 성장한 헤일의 모습을 보여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노래로 담아내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 헤일은 이번 앨범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노래로 표현해냈다.
첫 번째 트랙인 ‘방’은 문 없는 방에 갇혀 별도 없는 기나긴 밤에 혼자 놓인 것 같은, 부끄럽게 발가벗은 모습을 노래에 담았다. 1절은 내 안에 있는 나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2절에서는 그런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한다. 타이틀곡인 두 번째 트랙 ‘도망가자’는 버틸 용기도, 도망칠 용기도 없는 사람의 사치 같은 노래이다. 그런 사람에게 이 노래는 함께 도망가자고 이야기해 준다. 세 번째 트랙인 ‘묻는다’는 대답을 해야 하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눈물이 말보다 먼저 나오기도 하고 첫 마디를 뭐라고 해야 할지 그 말을 언제 시작할지 모든 게 어려워 결국 그 말을 묻어버리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노래를 통해 ‘단순하고 느리고 더뎌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리드미컬한 곡인 마지막 트랙 ‘알바’는 드라마틱한 내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향신료 냄새 짙게 밴 유니폼을 입은 나는 주문을 받고 너는 주목을 받는 씁쓸한 노래. 하지만, 노래하는 화자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존의 음악과는 조금 더 어두워진 분위기의 노래를 들려주지만, 헤일 특유의 공감을 자극하는 노랫말은 그대로이다. 다만 그 감성이 조금 더 짙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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