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에게 연락을 한 이유는 이번 앨범에 수록될 Original Version 작업 당시 내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을 만큼 적극적으로 개입하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당시에 나는 거의 매번 “조금 더 담백하게” 가보라고, 아니 그렇게 가야만 곡의 분위기나 정서를 200%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얘기 했었고 그 때마다 그는 “터뜨려야” 한다고 결국에는 내 말은 듣지 않고 본인 뜻대로 마무리를 했었다.
이번 솔로 앨범 버전의 음원을 전달 받고 들어 보면서 생각했던 첫 느낌은 “아.. 내 말은 안 들었어도 양감독의 말은 잘 귀담아 들었나 보다”. - 결국 불필요한 힘은 사라졌고, 수록곡 대부분이 씌어졌던 시기가 꽤 오래 전임에도 불구하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될 만큼 매끄럽다.
세월을 타지 않는 곡들로 다시 찾아와 줄 것이란 설렘과 기다림으로 치환하면서 오늘은 모처럼 내가 Interviewee 보다 한발 앞서 자리를 뜬다.
내가 지금까지 가졌던 만담, 인터뷰 중 쌍방 모두 가장 말수가 적었던, 한편 소비된 술의 종류와 양은 가장 많았던 그런 날이었다.
글 / 소설가 김대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