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K은 세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는 뮤비 주인공인 Kiek Nieuwint의 이름, 두 번째는 유아라는 의미의 독어 Kiekindiewelt의 줄임말, 세 번째로는 음운적 의미의 태동 Kick을 의미한다. 삶의 시작점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기들의 모습이 현재의 나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음악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이제야 시작점에 서기 위한 준비를 간신히 마쳤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는 아직 시작도 못한 셈이다. 매일 이런 현실이 혹독하고 절망스럽게 느껴지지만 이게 나의 한계인 것을 어쩌겠는가. 결국 받아드리고 더욱 인내하기로 했다.
이번 앨범은 작업방식을 조금 새롭게 진행했다. 진행했다기보다는 진행되었다가 더 맞는 말일 것 같다. 뮤비를 먼저 완성한 뒤에 작곡과 편곡을 진행했다. 뮤비라고 해봤자 같은 반 친구와 동네 언덕에 올라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찍은 게 전부였다. 정해진 콘티도 앵글도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클립들을 찍어댔고 영상들이 그럭저럭 맘에 들게 나와 그것들을 보면서 곡을 썼다. 굉장히 새로우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앨범과 곡의 컨셉의 생각보다 빠르게 구성이 되었고 나름의 많은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세상과 싸운다는 것. 그 시작점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정점의 나를 매일 상상하며 동경하는 것. 이 곡이 제시하는 메시지이자 내가 매일 살아가는 이유이다. 오늘도 이 지긋지긋한 세상에서 자괴감과 레슬링 하는 나를 포함한 모든 친구들에게 우리 다 함께 힘내자는 의미로 이 곡과 앨범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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