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태와 한군, [아이를 바라보았다(piano 홍혜림)]
나만 깨어있던 밤, 나는 외롭고 슬퍼 한참을 울다 그들이 잠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가 그들을 바라보았다. 침대에 누워있던 그들은 평화롭게 잠에 빠져있었다. 잠든 그들의 얼굴에선 그 어떤 근심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았다.
이 노래는 내가 받았던 위로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모두에겐 각자만의 위로의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바란다. 이 노래를 들으며 그 순간을 떠올렸으면 하고 말이다. 외로운 마음을 품어줬던 그 누군가를, 슬픔을 감싸주었던 그 순간을.
[아이를 바라보았다]는 피아노와 노래가 한 공간에서 함께 녹음을 진행했다. 서로의 호흡에 귀기울여가며 춤을 추듯 흘러가지는 감정을 따라 원테이크로 싱어송라이터 홍혜림의 피아노와 함께했다.
오년만에 새 음원을 냈다. 참으로 오래 걸렸다. 오년이라는 시간동안 더 넓어지고 깊어졌길 바라며 이 시간을 마주한다. 움직일 준비를 마친 우리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노래들을 천천히 풀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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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인(싱어송라이터)
구경하러 들른 녹음 현장에는 갓등과 전기난로가 아늑하게 켜져 있었고, 묵직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고요하고 섬세하게 집중해야 하는 곡인데다 오랫동안 기타로 다듬어온 편곡을 피아노로 바꾸어 시도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휴대폰 사진이라도 찍어주려던 나는 조용히 조정실에 머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녹음의 묘미가 그런 것인지, 두 연주자는 아슬아슬한 긴장 상태에서 곧 좋은 느낌을 찾아냈고 녹음이 끝날 무렵에는 계속해서 좋은 테이크들이 이어졌다. 우리는 소파에 앉아 ‘어느 것이어도 괜찮은’ 테이크들을 행복하게 비교해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녹음의 과정이 이 노래의 가사와 꼭 닮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매만져온 곡을 익숙한 방식에서 낯설고 불안한 방식으로 떠나보냈다가 성공적으로 건져 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 들어온 이 곡이 마치 처음 들은 것처럼 신선하다.
안복진(싱어송라이터/좋아서하는밴드)
노래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결코 어두운색이 아니다.
크게 변하지 않는 멜로디도 담담하게 흘러가는 피아노 반주도 묵묵하게 노래를 채워 나간다. 외로움과 위로의 경계에 서있던 그 마음을 작게나마 들여다본 느낌이다. 부모가 된다는 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라는 하나의 우주를 여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노래가 되길 빌어본다.
한받(김연희의 남편/한은빛선율과 한평화로운의 아빠/자립음악가/민중엔터테이너)
5분 20여초 동안의 소리로 사람은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주로 전자음악의 힘을 빌어 투쟁현장에서 그러려고 하고 있다.
수많은 트랙으로 음을 촘촘히 채우고 붙이고 비트를 반복시키면서 요행을 바란다.
하지만 여기 이 노래는 5분하고도 반을 별스런 소리들의 채움없이도 큰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음의 높낮이가 다른 사람(복태)의 목소리와 피아노 건반(홍혜림)의 소리가 다인데도 목소리와 건반소리는 마치 부모의 마음처럼 어울려서 낮게 울려퍼지며 흘러가고 그 나머지는 우리의 공감하는 마음이 노래를 한 가득 채우는 것 같다. 우리는 원래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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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노래 복태
피아노 홍혜림
작사 복태
작곡 복태와 한군
편곡 한군
녹음/믹싱/마스터링 민상용 @스튜디오로그
조력자 김목인
사진 몽키
글씨 신소우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