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외로움을 이어 경계를 넘어서다, 인디스땅스 2019 우승자 COSMOS의 두 번째 EP [무경계]
우리 안의 우주, 우주 속의 우리를 노래했던 몽환적인 테크니션 COSMOS. 한글 가사로 겨울의 소리를 담은 세 남자가 이번에는 경계 없는 소통을 꿈꾸며 지난한 외로움 속에서 피어낸 공감의 흔적이 [무경계]에 진득하게 드리웠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스스럼없이 꺼내기 쉽지 않은 그 감정의 여정을 함께해보자.
-the ICONtv
새로운 차원의 [무경계]로 들어선 그들, COSMOS의 두번째 EP.
첫번째 EP였던 [OOZOO]를 통해 그들이 창조해 낸 우주를 우리에게 선사한 김준하(Bass, Synth), 정진호(Vocal, Keys), 정호영(Drum). 그때의 세 사람은 날것의, 원초적인 감정의 서사를 뱉어내며 그렇게 우리 내면의 우주를 뒤덮었고, 공허함과 상실감의 감정이 주를 이루던 음악들은 두 번째 EP, [무경계]에 이르면서 정제되며 밀도 높은 사운드로 변모하였다.
그들의 첫 번째 EP [OOZOO]는 모든 뮤지션들의 시작이 그렇듯 앞으로 펼쳐질 뮤지션으로서의 여정에 대한 불안함, 조금은 두려운 듯했던 모습을 표현하는 것처럼 러프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로 채워진 결합물 그 자체였다. 허공을 떠다니면서도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함을 사랑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이를 증명하듯 [인디스땅스 2019]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COSMOS는 좀 더 자신 있게 다음 차원으로 나아갈 경계를 허물기 시작했다.
고요함인지, 불안함인지 혹은 두 감정의 공존인 것인지 불분명한 무드의 1번 트랙 ‘Kah’로 시작하여 서정적인 사운드 속에서 후회를 노래하는 첫 번째 타이틀 곡, 4번 트랙 ‘악취’와 머리 위 보름달 비치는 하늘과 그대의 발 아래 그림자를 동시에 노래하는 두 번째 타이틀 곡, 5번 트랙 ‘재’까지 [무경계]의 메시지는 그 이름에 충실하듯 경계를 허물며 많은 것을 포용한다. [OOZOO] 속 공허했던 과거는 그 안에서 찾아낸 희망과 뒤섞여 팽창하며 [무경계]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렇다. [무경계]는 팽창이다. [OOZOO]와 후에 나올 COSMOS의 새로운 작업물을 이으며 그들의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과도기적 팽창. 그러나 그 느낌은 훨씬 정제되어 있으며 선명해졌다. 또한 전과 비슷한 재료를 썼음에도 엄연히 다른 감정의 동요를 일으킨다. 절망 속 구원을 바라던 이에 대한 연민에서 새가 되어 날아오르려는 이를 위한 응원으로. 저 새는 우주로 나아가며 거친 비바람과 어두운 먹구름 속에서 온갖 고난에 시달릴 것이다. 그러나 저 먹구름 너머 타오르는 태양은 새를, 아니 COSMOS를 ‘눈 감은 채 빛을 따르게’ 할 것이며 우린 그 과정에 놓여 있는 그들을 향해 박수를 보냄과 함께 목적지에 다다른 COSMOS의 화답을 기대할 것이다.
- Yoniyon / 글리터 매거진
1. Kah
세상을 향한 기대와 흥분의 내막을 다룹니다. 오르는 막과 이 세계의 빛, 그로 부터의 생경함을 다시 마주합니다.
2. Mother!
평온의 바다를 뒤로 한 채 다시 만난 세계는 막연히 두렵고 또 낯섭니다. 삶과 생명의 필연적인 잔인함을 깨닫습니다.
3. 눈 감은 채 우린 빛을 따르네
차고 날카로운 세상을 딛고 나아가는데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나아감’ 그 자체에 대한 설렘과 기대뿐입니다.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맞잡은 채 막연한 두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용기를 노래합니다.
4. 악취
삶과 사람을 향한 감상의 변화와 홀로 남은 나 자신을 향한 자조를 다룹니다. 나태함은 나와 모든 관계를 병들게 했고, 내 썩은 마음에 무수한 구멍(흔적)을 남겨 악취가 새어나옵니다.
5. 재
세상은 점점 더 어둡고 차가워져 가는 것만 같습니다. 보름달이 비치는 하늘에 더 이상 숨을 곳은 없습니다. 외로운 마음은 나의 날개와 기름 그리고 연기가 되어 마지막으로 날아오릅니다.
6. 청승
지나간 추억들은 행복이 되고, 기억들은 쌓여만 가고, 우리는 매일 현실을 마주칩니다.
늘 마시는 술과 새벽의 차가운 공기는 나를 더 짓이기며 살아가게 만듭니다.
7. hlKHogBGFmw=
짧지만 소중하고 생생 했던 그 날의 감상을 읊조립니다. 한 겨울의 촛불처럼 한없이 불안하고 위태롭지만, 그 만의 애뜻함과 따스함을 지니고 있는 삶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다시 만날 그 날을 기약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