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모' [구주를 생각만 해도]
누군가 조준모의 노래들이 담고 있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 아버지의 넓은 세계에 깊이 뿌리내린 삶의 여정’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가 늘 한결같이 그것을 내용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에서 완성도있게 노래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 ‘예가’, ‘주는 내 안에’ 등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의 관계를 노래했고, ‘내 아버지 집’, ‘영원한 집’, ‘Heel Grabber’같은 곡들을 통해 ‘잃어버린 자-찾는 자’ 그리고 인생의 모순된 여정을 걸으며 천국을 갈망하는 인간과 그 인간을 언제나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했으며, ‘Rest in You’, ‘Trust’ 등의 곡을 통해 우리 삶의 안전은, 오직 우릴 버리지도 떠나지도 않는 주님 안에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생과 세상에 가득한 고통 속에서도 언제나 ‘쉼’을 노래해왔고, 골방에서 예배하며 빚은 묵상들을 시인의 마음으로 공동체와 더불어 노래했다.
그의 노래들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비단 그의 음성이 멋져서만은 아니다. 그 곡들에 베인 가사와 멜로디가 말그대로 진정성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메시지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아는 이중에 요한복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노래로 승화시킨 사람이 바로 조준모가 아닐까 싶다. 그의 진정성은 인간과 세상과 하나님을 차분하고 진중하게 바라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매우 ‘적절하게’ 표현된다. 그의 노래와 메시지의 적절함, 즉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정의 무언가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준다.
새 앨범 [구주를 생각만 해도]는 전작들인 [나무에 달린자], [예가], [어디에], [골방의 노래] 에서 담았던 주제와 내용을 더 깊이 있게 표현했다. 세월 지나고 세상 변해도 ‘언제나 넌 내 아들’이라고 말하는 노래에서, 친아버지가 부르는 마지막 트랙의 찬송가 음성에서 ‘아버지’ 그리고 ‘자녀됨’이 드러난다. ‘길 잃은 자의 친구’, ‘His Love’, ‘나는 너를 사랑하리라’와 같은 곡을 통해 변함없이 그리고 한결같이 우릴 사랑하고 기다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한다. ‘그 곳에서도’, ‘꽃밭’, ‘Simply’와 같은 곡을 통해서는 단순하면서 힘있는 믿음의 고백들이 이어진다. 세상의 고통 속에도 하나님의 손길과 역사가 항존하기에 일상에서 우리의 몫을 묵묵히 감당하며, 생을 마칠 때에 주님을 따랐다고 고백하고 싶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상의 모순과 고통에 애가를 부르던 시인이 더 성숙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답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그의 모든 음악은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들린다. 담백하면서도 정교한 편곡과 연주 덕에 보컬과 메시지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기에 연주자들과의 호흡도 늘 적절하고 군더더기 없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점이 더욱 드러난다. 또한 송영주, 홍준호, 황호규, 임주찬, 조재범, 권병호 등 대중가요와 재즈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의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듣다보면, 아무리 많은 말과 화려한 노래가 있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가 고백할 것은 예수는 우리의 기쁨이자 유일한 영광이라는 생각이 반드시 들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래가 가진 힘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넓은 품과 세계에 그가 깊이 뿌리내렸기 때문임을 반드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답을 찾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앨범을 추천한다. 변함없이 같은 결을 노래하고 때마다 그 노래를 들려주는 그에게 감사하다. -이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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