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 [HOME]
나의 몸이 기억하는 무의식의 소리가 존재하는 공간, 집
25현가야금 연주자 서정민의 두 번째 음반 [HOME] 발매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교류하며 동시대의 가야금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연주자이자 창작자 서정민이 두 번째 음반 [HOME]을 발매한다.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 온 서정민의 HOME 프로젝트 결과물 총 9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원초적인 소리를 중심으로 연주자를 이끈 강한 즉흥성과 날 것의 느낌이 담긴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 후보에 오른 첫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도 작곡과 연주, 프로듀싱까지 직접 진행해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 서정민의 음악 세계를 오롯이 만날 수 있다.
01. 매단, 昧旦
작곡 서정민 / 편곡 서정민, 추다혜
25현가야금 서정민 / 소리 추다혜
이 곡은 25현가야금 독주곡 [COSMOS 25] 앨범 수록곡 중 ‘먼동이 틀 무렵’ 곡의 일부에 서도창 중 하나인 ‘맹인덕담경’을 담아 편곡한 곡이다.
02. 길
작곡 서정민, 손다혜
철가야금 서정민 / 타악 유병욱
길을 떠난다.
각기 다르게 펼쳐진 길 위에서 자신의 발걸음으로 떠난다.
도착지가 어디인지, 언제 다다를 수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 길.
허공에 물어보지만 대답 없는 울림뿐...
하지만 오늘도 늘 그렇듯이 우리는 나아간다.
자신의 길을 향해...
03. 꽃, 그 아름다움
작곡 서정민
25현가야금 서정민
꽃이 피네, 꽃이 지네
아름다운 꽃들이여,
안녕!
2014.04.16 한국에서 수학여행 가던 학생 단체가 승선한 배가 침몰하여, 학생과 일반인 300여 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우연히 유가족분께 그때의 상황을 듣게 되었고, 마지막 말씀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 사건을 슬퍼하지 말아 주세요. 기억해주십시오!!”
이 곡은 그날의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04. 무의식, 無意識
작곡 서정민
25현가야금 서정민
사람의 본능적인 소리를 가야금으로 표현한 퍼포먼스 곡이다.
25현가야금 위에 천과 막대기 그리고 라디오의 노이즈란 오브제를 가지고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나의 날것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다.
단순한 소리에 집중하고 그 소리 속에서 오늘의 나를 발견한다…
05. 새별오름
작곡 서정민 / 편곡 서정민, JI-PARK
25현가야금 서정민 / 첼로 JI-PARK
제주도 서북쪽에는 새별오름이 있다. 가을, 새별오름을 오르다 보면 억새풀이 바람에 춤을 추며 느릿하게 인사를 한다. 시간이 잠시 멈춘듯한 인사라 해야 할까? 꼭대기에 오르니 두 마리 새가 오름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 나뭇잎 하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들도 스산하다. 바람이 유일한 그들의 친구이다. 마음 한 켠이 외로워진다. 그 때 새별오름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 ‘나는 외롭지 않다. 정말 외롭지 않다.’ 하지만 나는 알아버렸다. 새별오름이 못내 감추고 싶었던 외로움…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든다. 친구여! 떠나지 마라.’ 바람, 억새풀, 새, 나무 그리고 새별오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해 보았다.
06. 물
작곡 서정민 / 편곡 서정민, 추다혜
25현가야금, 징 서정민 / 소리 추다혜
흐르고 멈추고 다시 흐른다...
I흐르는 물
II멈춘 물
III다시 흐르는 물
07. COSMOS 25
작곡 서정민
25현가야금 서정민 / 타악 유병욱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
25현가야금은 현이 25줄이다. 현에 손가락이 닿는 순간, 소리가 깨어난다. 25개의 현이 모두 울릴 때, 소리와 소리가 만나고 흩어지는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COSMOS가 그렇듯 소리도 서서히 새로운 질서를 찾아간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현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나에게 25현가야금도 그런 의미이다. 무질서한 현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안에 존재하는 질서와 내가 마주하고 있다. COSMOS 25는 소리와 소리가 부딪히고 연결되어 결국 하나되는 순간을 마주하는 과정을 표현한 곡이다.
08. 먼동이 틀 무렵 ver2
작곡 서정민 / 편곡 서정민, JI-PARK, 유병욱
25현가야금 서정민 / 첼로 JI-PARK / 타악 유병욱
2016년 어느 겨울, 우연히 내 방 피아노 위에 올려진 원로 문화예술평론가 故 박용구 선생님의 백수를 맞이하여 출간된 ‘먼동이 틀 무렵’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전에는 박용구 선생님을 잘 알지 못했다. 책을 읽고 나서야 이렇게 열정적인 예술인이 있는가 라고 감탄하게 되었다.
박용구 선생님은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이라는 참극을 겪은 20세기 한반도의 척박한 예술적 토양에서도 음악·무용 평론가, 뮤지컬 제작자, 극작가, 연출가 등 르네상스적 문화인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평양고등보통학교와 일본 니혼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37년 일본 음악평론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춘향전’, ‘벌판’ 등을 무대에 올렸고, 1940년 귀국해 신문 기고 활동 등을 하다가 중국 하얼빈 등지에서 극단을 조직해 공연하기도 했다. 예그린악단 단장으로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88서울 올림픽 개·폐막식 시나리오 등도 집필했다. 유럽 무대에서 호평 받은 안은미의 ‘심포카 바리’, ‘춘향’,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발레 ‘심청’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삶이 주는 감동을 음악에 담아 보고자 곡을 만들던 중, 2016년 4월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지만, 책으로나마 그의 인생 여정을 만날 수 있었기에 다행이다.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일제 식민지 시기부터 지금까지 문화예술을 향해 걸어간 그의 발자취를 담아 보았다.
09. 昧旦푸리
작곡 서정민
25현가야금 서정민
[昧 ; 어두울 매]
[旦 ; 아침 단]
매단의 뜻은 ‘먼동이 틀 무렵’이다. 이 곡은 25현가야금 독주곡 [COSMOS 25] 앨범 수록곡 중 ‘먼동이 틀 무렵’의 주제 선율을 단선율로 풀어낸 곡이다.
[연주자 소개]
서정민 SEO JUNGMIN
“살아가는 순간을 음악으로 만드는 가야금 연주자, 서정민!”
한국의 전통악기 25현가야금 연주자이자 창작자인 서정민은 지난 9년간 국악 듀오 숨[SUːM]의 멤버였고, 미국 SXSW, 영국 WOMEX, 호주, 뉴질랜드 WOMAD 등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2016년 서정민 첫 솔로 앨범 [COSMOS 25]와 앨범 수록곡의 주요 곡을 악보로 정리한 25현가야금 작품집1 [COSMOS 25]를 동시 발매했다. 25현가야금 연주자이자 창작자로 꾸준히 연구한 주법과 테크닉이 유감없이 발휘된 앨범은 2017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에 노미네이트, 60회 The Grammy Award ‘World Music Album’ Entry 후보로 선정되었다. 또한 한국 Seoul Music Week, APaMM에서 쇼케이스를 가졌으며 서정민 콘서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올해의 레파토리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밖에도 프랑스 파리의 Cite Internationale des Arts 작가, 미국 LA의 Musicians Institute 아카데미 프로그램 수료, 더불어 다채로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국제교류 활동을 진행해왔으며 설치예술가, 미디어 아트, 재즈, 뮤지컬 등 타 장르의 아티스트와도 협업하며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곡, 편곡, 25현가야금, 철가야금, 징_ 서정민 SEO JUNGMIN
편곡, 첼로_ 박지영 JI-PARK
편곡, 소리_ 추다혜 CHU DAHYE
편곡, 타악_ 유병욱 YOU BYOUNGWOOK
작곡_ 손다혜_ SON DA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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