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Dinosaurs / 모던 다이노소어
새는 현생의 공룡이라고 한다. 지저귀는 노랫소리 뒤에 태고의 기억이 존재한다니, 놀랍다.
우리가 노래하는 동물이 되기까지 어떤 맹수의 기억들이 쌓여있는지 알 수 없지만, 매년 초록빛의 기억은 여름마다 찾아와 언제나 가슴 한 구석을 비추는 햇살 혹은 짓누르는 무게가 되고 그것은 이내 노래가 되어 돌아온다.
마음이 철새처럼 느껴진다. 슬픔도 기쁨도 잠시 머물다 어느 계절이 지나면 나의 반대편으로 훨훨 날아가버리고 그 계절 만의 감각이 텅빈 호수같은 마음 위에 올해도 어김없이 둥둥 떠오르고 무리를 짓는다.
1. 네 곡에 걸친 이야기는 잠들 수 없는 밤의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갑갑한 마음은 등 뒤에 날개가 돋아나 창밖을 날아오르는 상상으로 이어지고 이내 소름끼치는 기분에 등 뒤를 긁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뿐이었다. 첫 번째 트랙 “BANINBANCHU”는 낮과 밤이 뒤집혀 올빼미의 형상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이야기.
2. 잠들 수 없는 밤의 상상은 회상으로 흘러간다.
사춘기는 앵무새와 같았다. 서로를 닮아가는 나날들, 너의 말과 행동은 모두 내 것이 되었으며 나의 말과 행동 역시 모두 너의 것이 되었다. 나쁘고 재미있는 것들은 함께할수록 더 재미있었는데.
어느 날 앵무새에게 욕을 가르치는 상상을 하다 만든 두 번째 트랙, “African Gray”는 나쁘고 재미있는 것들을 가르쳐준 어린날의 당신들에게.
3. 추억에게 호소하는 말 “찾아와줘”
죽음과도 같은 슬픔이 찾아와 문을 걸어잠그면 어떤 기억들이 스쳐지난다.
추억도 철새같아서 자기가 머물던 계절이면 돌아와 열심히 날갯짓을 한다.
날갯짓 속에는 무르익은 눈빛이 있고 그 해 여름의 초록이 있다.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이지만 허공에 손을 뻗고, 벽을 두드리고, 가슴을 치며 애원한다
“찾아와줘”
4. 겨울이 오면 다시 만나자
궂은 일들도 많았지만 언제까지나 추억 속에 살 수는 없으니 그것을 여름감기라고 생각하자, 더 좋은 오늘이 있을거야 그리고 다음 번에는 상처입은 채로 만나지 말자 안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