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 싸운드” 다섯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나 좀 말려주세요]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마음의 평온'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마음의 평온이라는 부분만 놓고 봤을 때 현재 우리들 중에서 ‘행복한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마음이 평온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스트레스는 현대인을 설명하는 어떤 고유 명사처럼 된 지 오래다.
어른이 되면 숙제와 시험이 없어서 좋을 것 같았지만, 이게 왠 걸? 모든 것이 숙제이고 매일매일이 시험기간이다. 으, 스트레스. 미쳐버릴 것 같다. 압력 밥솥의 추가 딸랑딸랑 울릴 때 불을 끄지 않는다면 터져버린다. 여기저기서 받은 스트레스로 내 머리 속의 추가 딸랑딸랑 울릴 때 ‘나 좀 말려줘!'라고 말해보자. 안 그러면 터져버리고 말 테니.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뮤지션들이 모여있는 “불가마 싸운드”가 어느덧 결성 2주년과 함께 다섯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한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눈에 띌 만한 커다란 성과는 없었지만, 네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를 계속 유지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여덟 팀이 2년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앨범 작업과 기획 공연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로가 힘이 되기도, 때로는 결과물에 대해 가감 없이 매서운 평가를 해주는 동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으면 음악 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요즘 같은 현실에 커다란 힘이 된다. 앞으로도 “불가마 싸운드”의 화끈하고 시원한 음악들을 응원해본다.
01. 더 바이퍼스 (The Vipers) - No Way Out
'그래도 내가 잘 못 살아왔다고 인정하긴 싫어서 아등바등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된 인생, 더 이상 탈출구는 없다.'
살면서 때때로 드는 생각, '어쩌면 길을 잘 못 든 게 아닐까?' 하지만 되돌아가기엔 너무 많은 길을 왔을 때, 되돌아가기엔 너무나 늦어버렸을 때 우리는 한없이 좌절하고, 후회하고, 불안하다. 이런 나를 누가 말려주었으면. 잘하고 있다고 한마디만 해주었으면. 그리고 이 길의 끝을 밝혀 그곳에 나의 바람이 있음을 알려주었으면.
02. 쓸쓸스 (SSSSS) - This is the ‘FXXX’
쓸쓸한 사람들의, 쓸쓸한 사람들에 의한, 쓸쓸한 사람들을 위한 밴드, 쓸쓸스. “사람 좋은데 남자로 안 느껴지는 주위 여자들"을 벗어나 새로운 여자를 만나기 위해 클럽으로 향해보지만 내가 입장조차 할 수 없는 아저씨가 되었다고? 누군가 겪어왔고, 누군가는 겪게 될 비참함 절규가 담긴 곡이다. 너는 안 그럴 거 같냐?
03.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 맥반석 (Barley stone)
“불가마 싸운드”의 수장 이라 불리는 박장미가 2년간 함께 해오고 있는 불가마 싸운드 모든 동료들에게 바치는 곡으로, 지금까지 발매한 네 장의 불가마 싸운드 컴필레이션 앨범의 모든 수록곡의 가사를 퍼즐처럼 조합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어떤 곡에서 어떤 가사를 발췌했는지 찾아보면 좀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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