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언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국민가요 ‘사노라면' 은 1966년 ‘쟈니 리' 가 ‘내일은 해가 뜬다'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했다. 그러나 제3공화국 시절 자행되었던 문화 탄압으로 인해 그다음 해인 1967년 금지곡으로 지정되고 만다. 세월이 흘러 1980년대 초, 운동권 학생들 사이에서 구전 가요로 알려지며 널리 불려지기 시작했고 1987년, 들국화의 전인권이 ‘추억 들국화'라는 앨범에 수록하면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민가요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2020년 현재. 1960년대와 1980년대의 젊은이들이 치열하게 싸우며 꿈꾸던 세상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이제는 예술가들이 어떠한 탄압도 없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고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큰 잘못을 저지르면 국민들의 손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의 젊은이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슬프게도 수많은 숫자와 신조어들이 이들의 불행을 시사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점은 ‘내일의 희망'을 꿈꾸는 청춘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이 아닐까. 기성세대는 패기가 없는 요즘 것들에 혀를 차고, 청년 세대는 단물 다 빨아먹고 세상을 요지경으로 만든 기성세대에 분노한다.
스마트 기기와 미디어의 발달로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는 요즘,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절실해 보인다. 기성세대는 언젠가의 청년 세대였고 청년 세대는 언젠가는 기성세대가 된다.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이요, 세월이 흐르면 늙고야 마는 유기체의 숙명이다.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나는 10여 년 전의 어느 개그 코너 유행어에서 작은 실마리를 찾았다. 모든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이미 약 1000년도 전에 원효대사께서도 말씀하신 바로 그 마음 말이다.
‘사노라면 매운맛' 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노라면' 에 대한 패러디이자 헌정이다. 원곡처럼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지 않지만, 오늘의 절망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내일의 희망과 오늘의 절망을 노래하고 있기도 하다. 또, 새로운 멤버들로 팀을 정비하고 처음 발표하는 곡으로 트리케라톱스가 기존에 들려주었던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노래를 어떻게 들을지는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있다.
단, 이것만은 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된 사실이다. “내일도 해는 뜬다. 비만 안 오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