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이란 말을 이리저리 들여다봅니다. 시시때때로 달리 보이고, 새롭게 느껴지는 신기한 말입니다.
친구들과 모여 앉아 사랑이 두렵다 말하던 스물다섯의 밤, 그날의 말과 마음들이 이 노래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스물여덟의 저는 말합니다. 너와 내가 사라지지 않는, 전부가 되는 것이 두렵지 않은. 실은 그런 사랑을 꿈꾼다고.
무엇보다 이번 작업을 통해 성덕이 되었습니다. 애정하는 밴드 이세계의 동헌, 정호, 성혁, 명건님. 덕분에 정말 즐거웠고, 많이 배웠고, 감사합니다.
⁃ 리선
우린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관심을 쏟고 그를 궁금해하는 일, 별것 아닌 말에 벅차게 설레는 순간을 지나 마침내 우리로의 도달.
바라보다가, 스며들다가, 침투하는 일.
그게 썩 달갑지 않다가도 이상한 일체감에 안도하는 일.
이내 우리에 도취되는 일.
뜨겁게 타오르는 것, 좋아서 미운 것.
멍하니 표정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에는 유심히 살피고 때때로 눈치 보는 일.
날카로움에, 생채기에 무기력하게 흔들리는 우리.
억지로 오해하고 서운해하는 일.
실망, 좌절, 의심, 집착, 그러다가 이게 과연 사랑일까 자책하는 일.
밀어내다가 흔들리다가 얽매이다가, 원하지만 원하지 않았던 헤어짐.
사랑이면 다 된다고 생각했던 치기는 닳고, 깎이고, 무너지고, 메마르고.
외로움. 다시,
누군가의 체온, 누군가의 다정함, 누군가의 사랑.
사랑이라는 모순.
글 | 조지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