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고백하다
시간을 4월로 되돌려보자, 순창고는 [보라색 고백]을 통해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을 우리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보라색 고백]에서 순창고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었나, "이젠 용기 내서 널 사랑한다고 많이 늦었다고 미안해 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 고백을 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어쩌면, 널 위한 준비가 안됐었다는 순창고의 장난 섞인 투정을 가장 많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보라색 고백]은 싹트는 감정에 대한 서사였지만, 정작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몰랐던 어린아이의 고민 같았다. 요컨대, 고백의 문은 닫혀있었던 것이다.
3개월 남짓한 시간은 물리적으로는 짧겠지만, 순창고가 고백의 문을 열만큼 성숙해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나 보다.
[보라색 고백]의 연장선에 있는 [잠금해제]에서 순창고는 드디어 본인의 입으로 고백을 시작한다.
*짙어진 붉은 빛깔의 농도
보라색 고백을 하던 어린아이는 잠금이 해제된 오늘은 없다. 사랑은 더 진중해지고, 그러면서도 과감해진다. 이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사랑한다 고백하는 부분에서의
짙은 농도는 그 변화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잠금해제]는 무슨 색일까, 순창고의 생각을 알 수는 없으나 우리는 짙어진 붉은 빛깔의 농도를 체험한다. 이제 널 위한 준비가 안돼서 씁쓸해 하던 친구는 어엿한 남자가 되었다.
팝인가 재즈인가 긴가민가 하였던 느낌은 더 강한 재즈의 색을 입혀 돌아왔다. 재지한 바이브에 현대적인 fx 소리를 섞어, 이제는 시간의 여백을 준다. "왜 옛날 요즘 노래 같은 거야?" 여기에 절묘하게 덧댄 드럼 루프가 조화를 꾀한다.
*같이 서도 잘해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무서운 성장을 봤던 4월의 순창고는 'A부터 Z까지 혼자서도 잘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잠금해제]에서는 협업의 잠금까지도 해제한다. 우선 곡의 분위기에 적합한 목소리를 골랐다.
소울풀한 '우석'의 보컬은 순창고의 멜로디와 어우러져 이 곡의 색깔을 확립한다. '편곡'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편곡까지 도맡았던 순창고는 이번에는 피아니스트 '조성태'의 편곡과 협업했다. 음악적인 색깔을 살리면서도, 그 안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적확한 사람들과 함께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최종 버전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최고의 팀 플레이어가 되는 거라면, 순창고는 [잠금해제]에서 이를 증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혼자서도 잘하지만 같이 서도 잘하는' 순창고가 해제한 잠금은 더 있을까, 궁금해진 우리는 이제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edited by 천우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