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뮤직' [돌아가리]
01 돌아가리
2017. 3. 18. 토요일 늦은 저녁, 카페.
많은 사람, 쉴 새 없이 흐르는 이야기로 가득 찬 공간. 누구든 바른 것을 말하지만 담는 입술은 메마르다. 마음의 방황은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한 줄기 쉴 곳이 되어주던 바람도 그저 지나간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내가 사는 하루에선 영원한 기쁨을 기대할 수 없다 생각한다.
하박국은 악인이 흥하는 세상에서 의인이 고통받는 현실을 절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바벨론에게 압제당하는 유다를 위해 하나님께 애통하며 변치 않는 구원의 사랑과 기쁨을 회복했다. 결국,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말씀을 깨달아 마틴 루터 종교개혁의 초석이 되었다.
수수께끼 같은 삶의 언저리에서 자신과 주변, 사회 속에서 갈등하며 넘어지는 오늘의 내 삶. 그럼에도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내 마음이 연합하고 그분 때문에 즐거워할 수 있길 간절히 노래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하박국 3:17-18
Lyrics, Composition, Arrangement : 지뮤직
Vocal : 박경호
Piano : 지뮤직
Contrabass : 설동호
Drums : 서용규
Recorded by 허림 at IMUS Studio (Vocal)
Recorded by 인준호(JUNO JACK) at IMUS Studio (Drums, Contrabass)
02 주님의 빛
2017. 11. 7. 화요일. 동료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유년 시절 건강문제로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낸 동료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밤마다 남몰래 베갯잇을 적시며 아침을 기다리던 어린아이였다. 그분의 은혜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에게 과연 그만한 믿음이 있는가?' 수 없이 되물었다.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고통 속에서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피아노 앞에서 아버지를 부르며 찬양하는 것 뿐. 어둠 속 터널 같은 어린 시절을 묵묵히 견뎌낸 사랑하는 동료는 나에게 말했다. "언니, 나도 원래 되게 명랑한 성격이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듣기만 했는데 집에 돌아와 생각에 잠기며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 웃으며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다. 무엇이 그를 살게 했을까.
아픔의 모습은 다양하다. 밤은 깊고 아침은 더딘 어둠과 같은 나날은 낯설지 않다.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오직 한 줄기 빛, 어둠을 이길 회복의 소망을 건네신 사랑이 아닐까? 아버지의 완전한 말씀 따라 오늘도 노래한다.
Lyrics : 지뮤직, 이유경
Composition, Arrangement : 지뮤직
Vocal : 김경현
A. Guitar : 윤현민
Recorded by 허림 at IMUS Studio
03 사랑은 그런 것
2017. 3. 22. 수요일 아침. 봄이다.
개강. 따스한 볕이 내리쬐는 야외수업에 친구들과 마주 앉아 웃고 떠들며 감상에 젖은 한낮을 보냈다. 때늦은 학업과 가정을 돌보는 일상에의 부침이 힘에 겨워 자꾸만 뒷걸음질 치던 겨울이 지나고 그렇게 봄이 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의 봄 같았고 나는 여전히 춥고 메마른 겨울 어느 즈음인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하루가 지나고, 가족들이 모두 집을 나선 뒤 늘 하던 대로 베란다 창을 활짝 연다. 오늘따라 13층 아파트에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주변의 모습이 다르다. 도로에 일렬로 늘어선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어느새 분홍, 노랑, 초록 옷을 입고 거리를 한 아름씩 덮었다. 어제까지만 겨울이었던 것처럼 봄은 그렇게 갑작스레 다가왔다.
아름다운 계절이 지나가면 아쉽고 그리울 것 같은데 '내년에 다시 오니까, 봄은 멈추지 않으니까' 느끼는 순간 모든 것을 창조하고 보고 계시는 분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펼쳐주신 많은 사랑의 증거들이 매 순간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척 새롭다. 날마다 삶의 자리가 되는 공기 같은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그분의 사랑을 깊이 느낀다. 감사하다.
'사랑은 그런 것…'
Lyrics, Composition : 지뮤직
Arrangement : 허림
Vocal : 진보라
Piano : 허림
Recorded by 허림 at LHIMMUSIC Studio
04 주님
2017. 10. 13. 금요일 아침. 주님…
늘 그렇듯 어제도 아이들과 책을 읽다 잠들었다. 마태복음 5:6 "의를 위해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 이 말씀과 함께 "사랑하는 하나님, 제가 하나님께 배고프게 해 주세요. 제가 하나님의 말씀에 목마르게 해 주세요…." 글귀를 아이들과 함께 읽다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진심 어린 고백을 드려야 할 하나님 앞에 설 자리가 없는 것만 같아 괴로움에 잠을 설쳤다. 오늘 아침 다시 그 말씀을 꺼내어 마음을 기댄다. 믿음 있는 자처럼 행동하지 말고 믿음 가진 자가 되자고.
Lyrics, Composition, Arrangement : 지뮤직
Vocal :권용현
Piano, Organ : 지뮤직
A. Guitar, E. Guitar : 김범준
E. Bass : 설동호
Drums : 서용규
Recorded by 허림 at IMUS Studio (Vocal)
Recorded by 허림 at BJ Studio (A. Guitar, E. Guitar)
Recorded by 인준호(JUNO JACK) at IMUS Studio (Drums, E. Bass)
<<상세정보>>
유형 : EP
장르 : 국내 CCM, Pop, Jazz
발매일 : 2018.04.03
발매사 : 미디어스코프(주)
기획사 : Lhimmusic Publishing
Track List
01 돌아가리 (Feat. 박경호)
02 주님의 빛 (Feat. 김경현)
03 사랑은 그런 것 (Feat. 허림, 진보라)
04 주님 (Feat. 권용현)
05 돌아가리 (Inst.)
06 주님의 빛 (Inst.)
07 사랑은 그런 것 (Inst.)
08 주님 (Inst.)
앨범소개
눈과 귀로 담아내는 일상의 모든 것은 마음에 흔적을 남기고 그대로 음악이 되었다. 지뮤직의 음악일기 이고 노래, 삶이다.
첫 곡, '돌아가리'의 도입부는 프렐류드 같은 인상을 남기며 앨범의 서막을 알린다. 서용규의 까끌한 브러시와 설동호의 콘트라베이스, 빈티지한 피아노의 조합은 노래의 정서를 그대로 투영한다. 부드럽지만 질감 있는 브러시의 움직임이 구석구석 살아 숨 쉰다. 팽팽한 현이 풀어지며 내는 소리를 그대로 머금은 콘트라베이스의 무심한 듯한 연주는 노래에 깊이를 더한다. 보컬 박경호의 부드럽고도 여운 있는 목소리는 그대로 충분했다. 목소리에 그 사람만의 정서가 담겨 말하듯이 노래하고 마음을 전달한다. 나는 피아노를 통해 또 하나의 노랫말이 되고 싶다. 때론 덤덤하게, 때론 처연하게 회복을 갈망하는 마음을 담아 연주했다. 여백이 느껴지는 곡이지만 자세히 귀 기울이면 정교하게 짜여진 음의 구조와 공간의 팽팽함을 느낄 수 있다.
켄지기타 윤현민과 론리뮤직 김경현이 함께한 '주님의 빛'. 많은 소리와 복잡한 일상에서의 오아시스, 따뜻한 커피 한 잔 같은 노래다. 동료의 삶을 들여다보며 다른 모습에서 같은 고백을 쓰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음악적 요소를 절제하고 수를 놓듯 노랫말과 멜로디 하나하나 정성스레 그려냈다. 차분하게 이어지는 기타연주를 듣고 있으면 한 소녀의 아픔이 빛으로 어루만져지기까지 오랜 기다림과 간절함이 느껴진다. 김경현의 목소리는 그의 결 그대로 담백하고 아름다운 서정시가 되었다.
나의 첫 음악 스승 허림의 피아노 연주와 진보라의 목소리에 담긴 '사랑은 그런 것'은 슬프도록 아름다우며 고독 속에 생명이 움튼다. 추운 겨울에서 봄이 오는 소리와 색을 하얀 도화지에 그려내는 순간이다. 허림의 작업실에서 진행된 녹음은 지나치게 솔직하다 싶을 정도로 본연 모습 그대로, 피아노 조율부터 의도된 디자인이었다. 작은 숨소리 음 하나의 떨림까지 진지하게 표현하는 진보라의 목소리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피아노와 목소리의 대화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자.
마지막 곡 '주님'은 그분에 대한 갈망과 회복의 소망이 깃든 나의 진심 어린 고백이다. 직설적 가사가 가진 무게는 블루스와 결합하여 모던락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김범준의 다양한 기타 톤과 표현은 그의 화려한 연주 경력을 증명하듯 이 곡의 다이내믹을 시원하게 이끈다. 도입부에서 터벅터벅 서성이는 발걸음이 연상되는 설동호의 베이스 연주는 내 연약한 마음의 모양을 대변한다. 락이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서용규의 드러밍은 악기들의 다양한 표현과 결합을 충실히 돕는다. 이 곡을 쓸 때부터 내 상상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던 권용현, 너무 앞서거나 무겁지 않은 스마트함이 이야기를 잘 전달한다. 피아노는 솔로 부분이 독특한데 모던락 장르에서 다소 이례적인 시도다. 펜타토닉 기반의 간결한 움직임으로 연약함 가운데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해학적이고 짙게 표현하고자 했다. David Lanz가 'White Shade of Pale'에서 사용한 톤과 닮은 빈티지 오르간 소리는 쓸쓸하지만 따뜻한 감성을 더한다.
<All Credit>
Lyrics, Composition, Arrangement : 지뮤직
Vocal : 박경호, 김경현, 진보라, 권용현
Piano : 지뮤직, 허림
Organ : 지뮤직
A. Guitar : 윤현민, 김범준
E. Guitar : 김범준
Contrabass, E. Bass : 설동호
Drums : 서용규
Executive Producer : 지뮤직
Produced by 허림
Recorded by 허림, 인준호(JUNO JACK) at IMUS Studio / LHIMMUSIC Studio / BJ Studio
Mix & Mastered by 인준호(JUNO JACK) with IBIG Korea
Artwork : 지뮤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