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언어로 무성하게 우거진 숲, 시를 위한 노래, [시인의 숲]
'톰톰'의 7번째 싱글 [시인의 숲]에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시인, 윤동주의 작품으로 만든 두 곡이 수록되어있다. 영화 '동주'를 통해 윤동주와 삶과 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작년 무렵, '톰톰'의 리더 '한상태'는 우연히 접하게 된 두 편의 짧은 동시 '반딧불'과 '햇비'에 영감을 받아 이번 싱글을 탄생시켰다.
'반딧불'과 '햇비'는 '서시', '별 헤는 밤'과 같은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은 아니다. 교과서로만 윤동주를 접했을 사람이라면 그 존재를 알 수 없을, 아주 짧은 동시이다. 이러한 시로 곡을 쓴다는 것, 특히나 대중음악으로 작곡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모험이다. 운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유시 혹은 산문시를 정박으로 진행되는 대중음악의 가사로 차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톰톰'의 이번 싱글은 '반딧불'과 '햇비'가 가지고 있는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굿 나잇, 굿 나잇',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톰톰' 고유의 음악성과 감성을 자연스럽게 섞어 내었다.
문학이, 시가 가진 힘은 무엇일까. 2017년은 윤동주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 만든 짧은 두 편의 시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음악인이 곡을 쓰게 만드는 영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100년 전에 태어난 사람의 시가 다시 노래가 되어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귀에 들릴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만으로도 시는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여전히 시가 이토록 비참한 현재에도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 빛나는 언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시인의 숲]을 걸으면서 지금을 사는 우리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100년 전에 태어난 어떤 시인에게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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