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le&Gem' [Pigeon`s Home]
그런 뮤지션이 있다. 침묵의 공간을 채우는 건 음악뿐이길, 고되고 외로운 사람들의 세상이 고귀하고 아름다워지길 노래하는 뮤지션. 태초의 모든 것이 그랬던 것처럼, 도시의 빌딩숲이 모두 걷힌 스카이라인에 자유로이 나는 비둘기에 시선을 두고 깃털처럼 부유하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뮤지션. 화려하고 시끄러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려도 영원히 남을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 뮤지션. 자신이 발 딛고 선 땅에서 벗어나 끝없는 우주를 유영하는 꿈을 꾸는 뮤지션. 지붕과 문이 달린 공간을 ‘집’이라 부르는 사람들과 달리 자신만의 우주를 찾아 마음의 집을 짓는 뮤지션. 창 밖으로 눈 안에 든 작고 고요한 풍경에서 끝없는 우주로 확장되는 니들앤젬의 노래를 따라 가다보면 우리 모두 자신만의 우주를, 영원을, 그리고 평안함을 찾을 수 있는 작은 열쇠를 쥐게 될 지도 모르겠다. 스마트폰에서 잠시 손을 떼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하늘 너머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꿈꾸는 건 트렌드도 아니요, ‘핫’하고 ‘쿨’한 것과도 거리가 멀겠지만 무엇보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칼럼니스트 조하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