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아시안 맨' [Secrets Beyond the Room]
안심하고 웅크린 자신의 공간에서 시작한 음악은 시대의 풍경을 닮아 자라난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던 음악에 세세하게 반응하던 감정들이 노래가 되어 특정한 무드를 만들 때 우린 코끝이 싸해지곤 한다. '시크릿 아시안 맨(Secret Asian Men)'의 데뷔앨범 [Secrets Beyond The Room]은 90년대에 성장기를 겪은 청년들이 오롯이 자신의 방에서 완성한 음반이다. 외부의 영향에서 차단되어 마치 비밀리에 이뤄진 듯한 '시크릿 아시안 맨'의 [Secrets Beyond The Room]은 '인디팝'이란 틀 안에서 여러 스타일을 자유롭게 시도했고, 그 안에는 어린 시절 느꼈던 따스한 햇빛, 단절을 모르던 시절의 관계, MTV 키즈의 모습 등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감정이 새겨져 있다.
'시크릿 아시안 맨'은 일본 유학 중이던 시절 '허세정'과 '이상우'가 2012년에 결성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드물게 활동을 하던 중 2015년 '김연종'을 영입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015년 두 개의 디지털 싱글 [Money], [Sway Away]를 발표했고, 1년 여 준비를 걸쳐 9곡이 수록된 데뷔앨범 [Secrets Beyond The Room]을 발표했다.
앨범의 시작을 여는 "Delayed"에서 나른하게 외로움을 노래하고, 이어지는 타이틀곡 "I Want You Back"은 록킹하게 떠나 보낸 인연을 그리워한다. 댄서블한 드럼머신과 신서사이저가 주도하는 "Tonight"은 "Further of Us"와 함께 특정 시대 사운드의 결을 차용한다. "Wake Up"과 "Seized With Cramp"의 개성과 "1987(Feat.Hawata)"과 "Lighthouse"에서 어쿠스틱으로 풀어내는 서정이 하나의 맥락으로 들리는 것은 '시크릿 아시안 맨'이 데뷔앨범에 담아낸 정서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멤버들이 직접 작업해 앨범발매와 함께 공개하는 세 곡의 뮤직비디오("I Want You Back", "Delayed", "Further of Us")는 시크릿 아시안 맨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키워드이다. 평소 영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8mm 슈퍼에잇필름, 8mm VHS 같은 매체 특유의 질감을 활용하거나 아예 50년대 흑백 영화 필름과 같은 외부적인 소스들을 수집해 만들기도 했다. 멤버들의 뮤직비디오 작업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