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지' [Ataque Del Tango]
(글: 바이올리니스트 윤종수)
아르헨티나에서는 모든 것이 변할지라도 단 한가지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이 땅고 (Tango) 다. 아르헨티나인들의 탱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잘 나타난아주 유명한 말이다. 어쩌면 탱고라는 장르의 보수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 이 말은20세기에 혜성같이 등장한 한 음악가에 의해 아주 강력한 수정을 요구 받는데, 그가 바로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iazzolla)' 이다.
이 천재 음악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반도네온을 연주하며 일약 신동으로 유명해지는가 하면 점점 성장함에 따라 그 가공할만한 작곡 능력으로 탱고 세계에 큰 혁명을 몰고 온다. 그들이 사랑하던 기존의 음악과 너무도 다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적대감을 드러내며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게 되는 '피아졸라' 였지만 내 음악은 탱고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음악이다. 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무릇 많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그랬듯 생전에 많은 비판과 어려움들을 음악 하나로 극복해낸 '피아졸라' 는 그의 주옥같은 명곡들과 함께 그가 없는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사랑받고 그리운 존재가 아닐까.
아들에게 반도네온을 선물하여 음악가의 길로 인도를 하고 후에 자신의 죽음이라는 강력한 촉매로서 저 유명한 아디오스 노니노를 탄생시키게 한 '비센테 피아졸라'. 이 아버지로 인해 어린 피아졸라에게 대 사건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당시 아르헨티나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까를로스 가르델 (Carlos Gardel)' 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가수, 배우, 영화 여인의 향기에 삽입된 "Por una cabaza" 를 비롯하여 많은 아름다운 곡들을 쓴 작곡자이기까지 한 이 대스타는 자신의 광팬이 아들이라며 데리고 온 꼬마 반도네온 신동을 아주 이뻐했다고 한다.
어느정도 였는가 하면 자신이 남긴 최고의 작품이었으며 동명의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던 영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 (El dia qua me quieras) 에 단역으로 출연 시켜주기도 하고 이 어린 연주자에게 조수로서 자신의 연주 투어에 함께 하지 않겠냐고 권유하기도 했을 정도. 그러나 당시 아버지의 반대로 어린 '피아졸라' 는 갈 수 없었고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이 투어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로 가르델은 비극적인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니 역사의 아이러니란 이토록 잔인하고 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어쩌면 우리는 그 때 그를 보내지 않았던 아버지 덕분에 '피아졸라' 의 음악을 듣고 있는 걸지도. (글: 반도네온 연주자 & 작곡가 '고상지')
피아졸라와 드래곤 퀘스트. '피아졸라' 에 빠진 계기는 드래곤 퀘스트3 Dragon Quest iii의 음악이 연상되다는 점이었다. 애기 적부터 열렬히 몰두했던 이 게임은 배경음악이 굉장히 멋졌다. 10살 때 아벨탐험대라는 제목으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애니메이션이 국내 TV로 방영되었고, 게임과 같은 음악을 사용했다. 드래곤 퀘스트 게임은 미디음악이었고, 아벨탐험대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였는데, 단순히 미디 음을 오케스트라로 바꾼 것만이 아니었다. 노트와 리듬이 상당히 달랐고,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종류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우연히 '피아졸라' 의 음악을 접했는데, 마치 드래곤 퀘스트의 던젼이나 전투신에서 나올 듯한 음악같았다. 항상 그런 어드벤처 감성을 갈구하던 나에게 피아졸라 음악은 너무 반가웠고, 급속히 빠져들게 되었다. 나중에 화성을 공부하면서 두 음악이 비슷한게 느껴진 이유가 코드진행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드와 멜로디 만으로 미스테리한 분위기나, 전투적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에 큰 매력을 느껴, 곡을 쓰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이렇게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Ataque del Tango] : 앨범의 제목 [Ataque del Tango] (아타케 델 땅고) 는 탱고의 어택을 의미한다. 탱고를 처음 들었을 때의 심장이 어택당한 사실도 있긴 하지만, 탱고 음악에는 실제 아타케라는 다이나믹 용어가 있다. 어느 프레이즈의 시작 노트가 찌르듯 강하게 등장하는 것을 일컫는데, 특히 반도네온 이라는 악기는 아타케를 표현하기에 매우 좋은 악기이다. 악기에 압력을 어떤 강도와 길이로 주냐에 따라 느낌이 확확 변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는 피아졸라 7곡과 가르델 2곡을 녹음했고, 특히 탱고를 처음 접하기 시작할 무렵 좋아했던 곡들을 담았다. 수록곡 중 "Chin Chin" 은 개인적으로 피아졸라의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탱고라는 장르에 funky함을 녹여내기 위해 연주자들과 함께 많이 고민했다.
Bandoneon '고상지' / Piano '최문석' / Violin '윤종수' / Guitar '김동민' / Contrabass 'Shinji Tanaka' / E.Bass '이승채' (track 3. Libertango) / String (track 4. Por una Cabeza) / 1st violin '윤종수' / 2nd violin '양승빈' / Viola '박용은' / Cello '강찬욱' / Producer '고상지' / Co-Producer '최문석' / Recorded by '신대섭' (Yireh Music) / (track 4 String Recorded by '이건호' (CS Music &)) / Mixed by '지승남' / Mastered by '황병준' (SoundMirror) / Photographed by 'Robin Kim' / Art Director '강애진' / PR.Marketing & Management Privatecurv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