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문 첫 번째 정규 앨범
[Peter, Falling]
어느 순간부터 나를 포함한 내 주변 모든 사람이 결국은 이 세상을 떠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오랫동안 한없이 무기력함과 우울감에 빠진 적이 있어요. 가만히 있어도
불안했고, 즐거운 일이 생기거나 누군가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도 결국 새드 엔딩이
될 것이라 믿어 외면하곤 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로부터 멀어졌고,
혼술도 많이 하고, 혼자 괴로워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자책을
많이 했어요. 몸도 마음도 망가질 대로 망가졌는데, 다행히 지금은 생각을 다시 잡아
괜찮아졌네요. 당시에 혼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 느낀 감정들을 모두 이번 앨범에 스토리 형식으로 담았어요.
현실 세계에 내던져진 피터 팬에게 이번엔 웬디가 창문을 두드려요.
홀로 수렁에 빠진 피터에게 웬디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피터는 다시 행복을
느끼며 다시 사랑에 빠지죠. 하지만 정신 질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듯, 모두의 운명은 정해져 있듯이,
피터가 아무리 올라가도 결국은 다시 떨어지게 되죠. 회복, 용서, 사랑, 행복, 그리고
슬픔, 이별, 후회, 그리움이라는 주제를 하나의 이야기로 담은 앨범입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바친다'는 표현은 살짝 과장된 것 같지만,
'아, 얘는 이랬구나'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곁들여 주시길.
"나는 그저 이 세상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고, 당신들의 인생에 또 다른 조연일 뿐 이지만,
초라한 마지막에도 따뜻하게 추억할 수 있는, 그런 과거의 사람이 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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