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ThatSuck' [딸아]
“딸아”의 경우에는MC Thatsuck을 “죽부인” “아갓호미스” 등의 재미있는 곡을 만드는 아티스트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작품이다. 곡은 시종일관 웃음기 짝 뺀, 우울하고 진지한 이야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딸아”의 곡 구성은 간결하며 랩의 짜임새 면에서도 특별한 기교의 사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이 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라임과 펀치라인을 축으로 직조해 놓은 가사의 내러티브가 한국힙합에서 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기 그지 없다. 예를 들어 이 곡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동화책으로 비유되는데, 한 때 아이가 잠이 드는 데 있어 필수적이었던 그 책이 어느새 필요가 없어지고 버려지는 모습이 아버지의 심정과 교차하며 곡 전체를 관통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소재들을 사용해 그려내는 진솔한 감정의 표현은 또한 지극히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의 것이기에 오히려 충격적이다. 한국힙합에서도 돈 많이 벌고 flex하는 것 만이 전부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움직임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 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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