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의 시간 속에 채워진 음악성 '버즈', 무려 "8년 만의 여름"
2000년대 중반, 밴드라는 당시로서는 이색적인 포메이션으로 정상을 노크했던 버즈. 범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인기 가도를 질주했지만 단 세 장의 정규 앨범만을 남긴 채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상황은 분명 불운이었다.
영예와 상처가 교차했던 때에서 근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버즈는 기획사가 아닌 자신들의 의지로 다시 뭉쳤다. 강산이 변한다는 긴 시간 동안 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8년이라는 긴 시간을 생각하면 이들의 공백이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긴 시간 속에 끊임없이 음악을 채워 넣으며 살아온 멤버 개개인의 모습을 보면 버즈의 8년은 분명 값진 시간이었다.
홀로서기에 도전하며 노래를 쉬지 않았던 민경훈, 포스플로어를 결성하고 본인들 원했던 밴드 음악에 도전했던 손성희와 신준기, 특유의 감각을 뽐내며 송라이터로서 두각을 나타낸 윤우현, 일렉트로닉 듀오 활동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다듬은 김예준. ‘버즈’의 이름 안에 함께 있지는 않았지만 8년의 공백은 이들이 스스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자성의 시간이었다.
기획사가 원하는 음악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멤버 서로서로가 그렇게 성장했음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시간이 이들의 재결합을 이끌었다. 이제 멤버 모두가 모여 곡을 쓰고, 머리를 맞대 수정하고, 완숙한 연주력으로 곡을 녹음하고, 민경훈도 새로운 음악에 어울리는 새로운 음색으로 노래한다. 멋진 록 밴드를 꿈꾸던 10년 전 이들의 꿈이 이제야 이루어질 준비를 마친 셈이다.
'버즈'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는 여름 찬가
너무 오랜만에 발표하는 곡, 어떤 곡을 선택할지 그 고민이 오죽했을까? 이미 앨범에 담을 여러 곡을 작업해 둔 이들은 기획이 아닌 선택의 과정을 통해 첫 번째 싱글을 발표했다.
8월 무더위에 선보이는 이들의 재결합 첫 싱글은 "8년 만의 여름". 2005년 히트했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연상케 하는 밝고 흥겨운 댄서블 록 넘버다. 민경훈 특유의 음색이 추억을 돋우며 날카롭게 질주하는 기타와 두터운 사운드에서 음악적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코러스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멤버들의 목소리는 친근함을 안긴다.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게 하는 여름 찬가라 할 수 있다.
가벼운 비치송으로 느껴지는 가사지만 가사 곳곳에서 버즈 본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구겨진 사진 조각난 My dream, 우리 함께 Sing along one more time, We can make everytime 등 반복되는 가사 속에서 다시 꿈을 만들어가는 버즈의 바람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글 / 대중음악평론가 이용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