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ckSoft의 황보령, 어른아이, 올드피쉬, 하이미스터메모리, 시와, 시와무지개, K.AFKA, 투명, 옥상달빛, 해금연주자 김성희까지. 장르도 스타일도 가지각색인 이 모든 음악가를 나열한 이유는 모두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름이 바로 기타리스트 Rainbow99이기 때문이다. 이 많은 팀들에서 일렉기타와 베이스 연주부터, 앨범의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까지,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여온 Rainbow99은 주목 받는 기타 연주자이기 이전에, 10년을 넘게 조용히 걸어온 가장 인디스러운 싱어송라이터이기도하다. Rainbow99의 인디스러운 고집은 그가 이전에 만들었던 두 솔로 앨범의 활동만 봐도 선명하다.
2008년 1집 [Love Is No Tomorrow]의 경우 국내 음악 유통구조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며 별도의 음원, 음반 유통 없이 공연장이나, 홈페이지인 rainbow99.net을 통한 판매만으로 활동해왔고, 2011년 컨셉 앨범인 Colors의 경우, 아예 rainbow99.net을 통해 전곡 무료 배포했다. (여전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결국 유통되는 앨범으로는 이번 앨범이 첫 번째인 셈인데, 어떻게 해서든 거대 유통망의 힘을 빌리려는 많은 뮤지션과는 비교되는 발걸음이다. [Dream Pop]. 앨범의 제목이자 첫 곡의 이름이기도 한 'Dream Pop'. 두 곡의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되어있는 이 앨범을 한곡, 한곡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왜 앨범의 제목이 'Dream Pop'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멜로디나 화성, 가사도 아닌 사운드와 공간감이다.
1집부터 쭉 이어져오던 Rainbow99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점층적인 구조는 이번 앨범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듣다보면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집의 경우 소리들이 모두 섞이고 중첩되며 더 짙은 밀도를 이루어내는 것에 반해, 이번 앨범의 경우 소리들을 섞을 때,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하며 마치 경계가 없는 꿈속을 유영하는 듯 한 기분을 선사하며 밀도 뿐 아니라 공간감과 입체감 역시 놓치지 않는다. 이 앨범의 다른 특징은 곡들의 이야기에서 찾아낼 수 있는데, 1집에 비해 명료해진 멜로디와 직선적인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1집의 이야기들이 개인적인 감정이나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면, 이번 앨범은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우리의 기억과 함께하며 모두에게 적극적인 메시지를 던지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곡인 "Walk"나 황보령의 목소리로 완성도를 더한 타이틀 곡인 "KTX"는 이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으로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Rainbow99는 말한다. '전 기계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우리 세상은 너무 망가져있고 점점 더 미쳐만 가죠. 어쩌면 미친 세상을 바로 잡을 힘은 사람에게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사람이니까 포기는 안할래요.' 그가 그 자신외의 것들을 표현하고 이야기하기 시작한 앨범, Dream Pop. 아마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Rainbow99과 함께 다시 이야기하게 될 바로 그 앨범이 되지 않을까. 봄, 아름다움과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계절, Rainbow99의 음악은 Dream Pop 그 자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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