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연애의 고수 '미남오빠'. 고백의 쓰디쓴 최후를 노래하다.
남자는 늘 망설이기만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늘 후회를 거듭했다. '사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요. 그대를 만나고 너무 행복했어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을 만큼. 그만큼 행복했어요. 홍대 구석구석 보여준 것도 좋았고, 그냥 말없이 걸어도 늘 즐거웠어요. 같이 본 영화도 전부 기억에 남고, 공원에서 우연히 밴드의 공연을 볼 때도 너무 행복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있지 않아도 그대를 떠올리면 늘 힘이 났고, 무엇이든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당신에겐 늘 고마움뿐이지만, 그래서 더 말할 수 없어요. 그 시간마저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릴까 봐….'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자는 오늘도 후회를 한다. 참지 못하고 자신의 입 밖에 그 말을 꺼내버린 사실을. 원래 고백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에겐 시작이 되고, 누군가에겐 끝이 되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희망고문. 그 아픔을 잘 알기에 우리는 늘 망설이지만. 어느샌가 또다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줄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버린 그 밤….' '고백은 사랑의 시작이라 말하죠. 왜 나의 고백은 사랑의 끝인 건가요….'
늘 자신의 멜로디와 가사만을 고집하던 '미남오빠'가 이번엔 기타와 펜을 내려놓고 목소리에만 힘을 실었다. 대신, "마중 나갈게" "고마워, 너에겐" 등의 대표곡으로 잘 알려진 인디밴드 '숨의숲'이 작사, 작곡을 포함해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맡았다. 반복되는 후렴구 사이, 고백 후의 솔직한 심정을 전하고 싶었던 '숨의숲'은 한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곡의 영감을 떠올렸다. 이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그들의 음악적 색깔이 일치했기 때문. 감정을 절제하면서, 담담하게 슬픔을 표현하려는 그들의 음악이 훌륭한 시너지를 냈다.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한 그들의 만남. 무더운 여름밤, 짝사랑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그들의 음악.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