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더나잇 – 여름 소설
‘여름, 당신은 뭐가 떠올라요? 그 계절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누군가 블로그에 이런 질문을 남겼다. 이곳에 답변을 남기기로 한다.
비, 해변, 샌들? 실은 막상 여름이 되면 조금 슬퍼. 예전에는 마냥 좋았는데, 점점 공허한 마음이 들어. 사방에 강한 생명력이 꿈틀대고 모두들 시끌벅적하잖아. 하지만 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작아지는 것 같거든. 뭔가 커다란 원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조금씩 도망치는 기분이랄까.
지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 어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다는 것과 진짜 내 삶은 어디에 있는 걸까. 돌아갈 곳으로 향하는 중인데 마음은 그렇지 않은 반대인 건가 하는 생각들. 빛나는 시간을 보낼수록 허전함은 더 커지더라고. 그래서 긴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돌아올 준비를 미리 하기도 해.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힘드니까.
여름 소설. 그리움이 커진다.
비가 길어지면, 당신과 보낸 시간을 여름이라 부른다.
밤하늘. 기억들이 불꽃 되어 휘발된다.
어린 날의 우린 그저 마음을 다해 서로를 안아줬을 뿐이다.
지나간 시간을 “여름”,
이제야 난 그 마음을 여름이라 불러본다.
글: 함병선 (9z)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