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독립운동가셨던 이육사님의 삶과 시에 대한 존경으로 그 시들의 시상을 담아 이 곡들을 만들었다.
40년이라는 짧은 평생동안 17차례나 투옥되면서도 일제에 맹렬히 저항한 그를 우리는 그저 해방을 염원하는 시들만을 쓰다 생을 마친 시인이 아닌 조국독립에 목숨을 걸고 앞장선 혁명가이자 투사로 기억해야 한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육사시집(陸史詩集)](1946)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문장](1939)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