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 오프더랩(offthelab)의 souve가 첫 정규앨범 [Every Minute In Lost]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11월 발매한 싱글 [factfree]를 포함하여, 낮고 차분한 톤을 바탕으로 어둡지만 깔끔한 래핑을 구사하는 souve의 자전적인 가사가 담긴 총 8곡을 수록하였다. offthelab 소속 프로듀서 2인이 참여하여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각각 빛내고 있다.
프로듀서 kimish의 소울풀하고 절제된 샘플링 기반 사운드에 담담하게 내뱉는 랩으로 표현한, 삶의 방향성을 잃은 채 스스로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자화상과도 같은 곡 ‘jah.wa’를 신호탄으로, 어둡고 막막한 세상 속에서 헤매던 souve의 이야기가 시작한다.
한밤중과 같은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는 ‘midnight’이 프로듀서 kimish가 지휘하는 앨범 전반부의 시작을 알리며, 비트가 빨라지며 이전과 유사한 테마를 기반으로 ‘dead talk’이 이어진다. 그저 ‘잡담’일 뿐이라 자조하는 곡의 제목과는 달리 냉소적으로 세상에 대한 빈틈없는 독설을 시작한다.
주목받는 래퍼 EPTEND가 참여한 곡 ‘memoir’에서 souve는 자신이 만나고 경험했던 시간과 공간 속 쓰라린 기억을 꺼내며, 귀에 깔끔하게 붙는 플로우로 가공하여 리드미컬한 비트에 맞추어 풀어낸다. 곡의 후반부와 이어지며, 소설 ‘데미안’ 속 주인공을 떠올리며 앨범의 전반부 여정을 마무리하는 인스트루멘탈 ‘sinclair’가 이어진다.
잠깐의 공백 후 등장하는 “fresh off the lab”이라는 선전포고와 함께, Y2K92 simo가 참여한 선공개 싱글 ‘factfree’의 숨 가쁘지만 결연한 선언이 이어진다. 이 곡을 시작으로 프로듀서 LBRN이 이끄는 도전적인 테마를 담은 앨범의 후반부가 등장한다.
속도감 있는 드럼 패턴에 강렬한 신스 베이스 사운드를 얹은 ‘where are we’은 청자들이 각자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여전히 자신 역시 길을 잃은 것인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타이틀곡인 ‘WORK’에서는 비트의 속도를 늦추어 가빠진 숨을 고르고, 보컬 샘플과 어우러지는 묵직한 refrain으로 여운이 남는 한 방을 준다. 타인의 시선과 관계없이 온전히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하여 차분하지만 확신 있게 예찬한다.
프로듀서 kimish의 소울풀하며 몽환적인 사운드가 다시 들려오는 곡 ‘ja.hwa’에서 souve는 잃었던 방향성을 찾고 아름다운 삶의 꽃을 피우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그린다.
여운 있는 스토리라인과 차분하지만 긴장감 있는 비트 초이스를 기반으로 완성된 본 앨범은, 본격적으로 처음 소개되는 souve의 음악 세계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by Jong Hee Ki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