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당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지만 유관순 열사 정도를 제외하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은 남성입니다. 저는 지난날 학교에서 배웠던 근현대사는 물론,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는 영화와 뮤지컬 등 예술작품에서도 대부분 남성 독립운동가들만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들 또한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야 했던 만큼, 독립의 함성을 외친 여성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대한 여성들은 일제의 억압과 가부장적 가치관이라는 두 적을 상대로 싸워야 했습니다. 그녀들은 밖으로부터 나라 잃은 슬픔을 겪으면서도 안으로는 남존여비라는 낡은 사상 아래 온갖 가사를 책임져야 했으며, 교육의 기회조차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를 구하고자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난 여성들의 수는 결코 적지 않았을 뿐더러 그녀들의 업적 또한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경술국치 이전부터 농민군을 지휘하여 일제에 맞서 싸운 이소사, 광복군 결사대와 함께 무력투쟁에 앞장선 안경신, 여성 독립운동단체를 조직하여 다방면에서의 항일운동을 주도한 김마리아, 노학당을 설립하고 군자금을 모금하여 의병 훈련을 지원한 윤희순... 이 짧은 글에 온전히 담을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누구보다 독립에 헌신했던 그녀들의 이름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 15,000여명 중 여성은 300명 남짓으로, 이는 그만큼 여성들의 독립운동이 과소평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를 되찾는 데 남녀가 따로 있지 않았듯이 역사적 평가와 보상 또한 다르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녀들은 분명 그곳에 있었고, 함께 투쟁했습니다. 이름 없이 조국의 한 켠에 외로이 남아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수많은 남성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던 만큼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 또한 존재했으며, 그들 모두 성별에 관계없이 나라를 구해내겠다는 하나의 같은 목적 아래 함께 싸웠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저는 잊힌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뜻으로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