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B - Brat of the Year
2021년 가장 도발적인 앨범, Ash-B [Brat of the Year]
한국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 중 애쉬비(Ash-B)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왔고, 지난해에도 꾸준히 싱글을 발표했으며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 출연을 통해서도 이름을 알려온 만큼 애쉬비는 자기 길을 확실하게 가져갔다. 음악적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남들 다 하지 않는 스타일을 소화하면서도 애쉬비만이 쓸 수 있는 가사를 선보였고, 랩은 더욱 타이트해졌다. 과거에는 가사에만 초점을 두고 그를 봤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이제는 음악적 역량이나 랩 실력, 그리고 퍼포먼스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 자극적이라는 빈약한 수식어로만 설명되던 음악은 이제 완성도, 밀도 그 어떤 측면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교적 신념이 강한 이들이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적이라고만 이야기하고 넘어가기에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직설적인 표현과 솔직한 가사일 뿐, 래퍼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데 뭐라고 하면 그건 그냥 랩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Brat of the Year]는 앨범 제목만큼 도발적이면서도 신선함이 가득하다. 거침없는 가사는 여전한데, 가사를 훌륭하게 뒷받침하는 랩과 음악이 있어서 훨씬 세련되게 느껴진다. 퐁크(phonk)부터 마이애미 베이스(miami bass), 하이피(hyphy)까지 미국 남부와 서부를 가로질러 온 사운드로부터 영향을 받은 프로덕션은 적은 멜로디 악기와 존재감 가득한 베이스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데, 시종일관 끈적함을 유지하며 애쉬비의 음색을 뒷받침하며 트랙과 랩이 좋은 궁합을 이룬다. 탄탄한 컨셉의 프로덕션 위에 때로는 멜로디를 담아, 때로는 빡세게 전개되는 애쉬비의 랩은 높은 완성도로 좋은 감상을 준다. 미성년자는 감상이 어려울 가능성이 큰 가사 안에는 자극만 있는 것이 아니라 커리어로부터 오는 자신감과 관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표현이 담겨 있다. 아마 싱글 단위의 결과에 아쉬움이 컸던 이들에게, 그리고 애쉬비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앨범 단위의 작품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단순히 들을 양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타이트하지만 알찬 구성과 호흡, 리스펙하게 만드는 모습에서는 카리스마까지 느껴진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에는 몇 달 남았지만, 이 앨범보다 더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앨범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음악적으로도, 랩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나에겐 이미 올해의 앨범이고, 이 앨범이 게임 체인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이유는, 들어보면 안다.
블럭(bluc)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