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생각과 고민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나 스스로 즐기는 락' 나스락.
나스락은 18세 미만 청소년밴드 경연대회로,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매년 여름이면 전국의 스쿨밴드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로 곡을 만들어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접수한 동영상을 보면, 이들이 어떻게 노래를 만들고 연습했는지, 만화 같은 풍경이 웃음과 함께 머릿속에 펼쳐진다. 어른들은 청소년에게 필요 이상으로, 쉽게 '건방지다'. 나스락을 몇 년 동안 연출해오면 느낀 점은, 청소년에겐 '관심'이 아니라 '존중'과 어떤 면에선 '존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어른보다 더 깊이 있는 고민에 종종 빠지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실마리를 찾고자 몸으로 부딪친다. 그것이 음악적으로 표현되기를 나스락 프로그램은 응원하고 공감하고자 했다.
이 앨범은 청소년이 직접 곡을 만들고, 연주하고, 노래한 9곡의 노래를 담았다. 올 여름 나스락 결승전에 진출한 밴드들의 자작곡만을 모은 것이다. 저마다 자신들의 생각과 고민을 고유의 감수성과 밴드의 언어로 잘 표현했다. 깊이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연주력이나 표현력만큼은 이들이 정말 ‘애들’인가 할 정도이다. 요즘 서바이벌 오디션이 진화했다고 하지만, 곡을 직접 쓰고, 악기를 스스로 연주하며, 편곡하고, 밴드를 구성해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독특한 목소리만으로, 가창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대중음악을 풍요롭게 하는 것도 아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음악은 넘쳐나지만, 우리는 진정 음악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비록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나스락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머지않아 이들의 이름은 이 땅의 대중음악을 풍요롭게 할 진짜 뮤지션으로 빛날 것이다. 부족하지만 이 앨범을 내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자신들이 만든 곡을 음반으로, 음원으로 제작되어 나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이미 훌륭한 창작자들이다. 결선전의 라이브 음원을 그대로 녹음했기에 살아있는 현장감이 있는가 하면, 곡을 온전히 감상하는 데 방해요소가 되기도 한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청소년들이 처한 결핍된 현실은, 제작비의 현실이기도 한 것을.
'답답한 내 맘에 쌓인 고민도 누구도 관심 없는 내 미래도 보잘 것 없는 숨겨 왔던 꿈도 썩어 문드러지네. 잠 없는 새벽엔 뭐 하나 싶고, 뭣 같은 내 인생 왜 사나 싶고, 할 일도 없이 넘치는 시간만 물 쓰듯 낭비하네. 이젠 내 맘대로 할 거야.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다 내 맘대로 할 거야. 이 찬란한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 대상곡, 나피나 "찬란한 지옥"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