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 싸운드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등 좀 밀어주세요]
혼자 목욕탕에 갔다. 비누칠을 하고 뜨뜻한 온탕에 들어가 몸을 불린다. 으, 좋다. 물에서 나와 사우나에 들어간다. 숨이 턱턱 막히지만 땀이 뚝뚝 떨어지는걸 보니 왠지 살이 빠지는 것 같아 참을 수 있을만큼 참아본다. 밖으로 나와 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녹색 때타올을 꺼내 팔부터 슥슥 밀어댄다. 그렇게 혼자서 때를 밀다가 한계에 다다랐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등'. 가려워서 때를 밀고 싶지만 도저히 팔이 닿지 않는다. 주위에는 온통 모르는 사람들 뿐이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이 때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혼자 등을 밀기 위해 끙끙대고 있는게 아닌가! 지금이다 싶어 조심스래 말을 꺼낸다. "저...등 좀 밀어주세요."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용기를 내어 가려운 곳을 없앴다. 나도 그의 등을 밀어주었음은 물론이다.
2017년 1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6팀이 모여 '불가마 싸운드'라는 레이블을 만들고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등 좀 밀어주세요.]를 발매한다.
불가마처럼 뜨겁고 시원한 음악을 지향하며 더 이상 내 돈이 아닌, 손님 여러분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피땀 흘려 음악하고 싶다는 소박한 듯 가장 어려운 소망을 가진 이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을 이어갈 수 있도록 등을 좀 밀어주는 것은 어떨까. .... ....